(엑스포츠뉴스 전주, 김정현 기자) 부임 첫 시즌에 K리그1 우승을 차지한 거스 포옛 전북 현대 감독이 우승을 도와준 안양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아울러 K리그1 조기 우승에 만족하지 않고 FA컵까지 내달려 '더블' 차지하겠다는 야망을 드러냈다.
포옛 감독이 이끄는 전북은 1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33라운드 정규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안드레아 콤파뇨, 티아고 등 두 외인 공격수의 연속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승점 3을 얻은 전북은 승점 71(21승8무4패)로 안양에 1-4로 완패한 2위 김천(승점 55)보다 16점 앞섰다. 이로써 전북은 남은 5경기에서 김천의 추격을 뿌리치고 파이널라운드 돌입 직전 우승을 확정 지었다.
전북은 K리그 사상 최초로 통산 10회 우승이란 금자탑을 쌓았다. 지난 2021시즌 아홉 번째 우승 이후 열 번째 우승에 4년이 걸렸다.
지난 2024시즌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떨어지는 위기를 딛고 잔류한 전북은 올 시즌을 앞두고 포옛 감독을 선임했고 단 한 시즌 만에 팀을 우승 팀으로 탈바꿈했다.
지난해 한국 축구대표팀 면접까지 봤으나 낙마했던 포옛 감독은 명문 구단인 전북 지휘봉을 잡고 첫 해 5경기 남겨놓고 우승하며 지도력을 톡톡히 알렸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포옛 감독은 "우승 소감 전에 감사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 우선 현대차와 구단 대표, 마이클 킴 디렉터, 이도현 단장 등 나에게 이런 놀라운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해준 분들에게 감사하고 싶다. 그리고 코칭 스태프와 스태프, 구단과 클럽하우스 직원과 주방에서 일하시는 분들, 이 여정에 함께 한 모든 분에게 감사하고 잊지 않겠다. 그들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전주 시민들과 전북 현대 팬들도 우리를 환영해 주시고 응원해 주셨다. 홈 원정 가리지 않고 팬들이 와주셔서 감사하다. 지난 시즌 특히 많이 부진했고, 강등권이었음에도 이번 시즌 다시 반등을 이뤄낼 수 있다고 믿어주신 팬들 덕분에 이뤄냈다. 팬들이 이 기쁨을 얻을 자격이 있다. 오늘 밤을 만끽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선수단에게도 당연히 감사하다. 프리시즌에 나는 지난 시즌 승강 플레이오프를 겪었던 기분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위험한지 느꼈다. 선수단이 해외에서 새 감독과 코칭스태프들을 믿고 따라와 줬고 열심히 훈련하면서 팀이 만들어졌다. 감사하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우승해 너무나 기쁘다. 2월에 우승할 수 있을지 물었다면 그렇지 않을 거라고 말했을 것이다. 이런 결과가 가능했던 것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의 연결과 응집력이 전북이라는 엠블럼 아래 하나가 됐고 뭉쳐서 해내려고 했다. 그것 덕분에 이러한 결과가 가능했다"라고 구성원 모두에게 다시 한 번 감사를 전했다.
파이널 라운드 이전에 일궈낸 조기 우승이어서 더욱 특별했다.
포옛 감독은 "많은 것을 의미한다. 시즌 시작 때 순위표에서 10점 차 앞서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처음에 구단이 요청한 것은 파이널A,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 등이었는데 시즌이 시작되고 승점 10점 차로 달아나면서 우승할 거라고 말하는 선수들이 내부에서도 많아졌다"라고 말했다.
경기 전에 김천-안양까지 함께 끝나는 오후 4시 이후 우승의 의미를 말하겠다고 했던 포옛은 우선 "땡큐 안양! 우리는 일을 해냈다. 그들이 그들의 일을 해내야 했다"라고 말하며 모두를 웃게 했다.
포옛 감독은 그러면서 " 긴장감이 있었던 게, 우승을 확정하는 것이 너무 지연되지 않길 바랐다. 선수들이 빠르게 우승하기를 원했다. 서울전과 제주전에 계속 비기면서 이번에도 뭔가 발생하는 것 아닌가 생각했다. 오늘 마지막 세 번째 골이 취소됐지만, 그때 다들 우승 확정 짓는 순간이라 생각하고 기뻐했다"고 했다.
이어 "파이널 라운드 전에 우승을 확정해 기쁘게 생각했다. 경기 전 선수들에게 볼 관리를 잘하고 무실점하자고 수비의 기본을 지키자고 했다. 선수들이 두 가지를 잘 이행해 줘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압도적인 시즌이지만 올 시즌 가장 위기였던 순간이 언제인지 묻자, 포옛은 곰곰이 생각한 뒤, "우리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2에서 떨어졌을 때다.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아쉽고 위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에 말하지 못했지만, 내가 운영하는 팀이 더 잘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이루기 위해 나는 몇몇 플레이어를 바꾸고 팀이 더 잘 뛸 수 있도록 해야 했다. 더 나은 플레이 스타일을 지금 있는 선수들로 만들어냈다. 무패 행진 속에서는 크게 변화를 주지 않았다. 감독으로서 나는 이 팀이 더 나은 축구를 하기를 바랐다. 더 통제하는 등 말이다. 하지만 나는 그들에게 결과라는 믿음을 줬다"고 밝혔다.
올해 본인이 한 최고의 선택에 대해선 "안양 원정에서 수비진을 6명 둔 선택과 대전 원정 경기였다 선발 선수 중 6명을 바꿨다. 어떻게든 결과를 만들었고 당시 리그 선두 대전을 잡으면서 좋은 흐름을 탔다. 믿을 수 없는 경기였다. 그 이후로 달라졌다. 내 과거의 선택이 틀렸다는 것을 알았다"라고 전했다.
포옛은 더불어 자신이 가장 크게 꼽은 성과로 기존 선수단으로 만든 우승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가 거둔 가장 큰 성취는 선발 11명 중 7~8명이 지난 시즌 그대로 있다는 것이다. 강상윤, 김영빈, 콤파뇨, 송범근만 추가됐다. 지난 시즌 힘든 시즌을 보냈던 선수들을 잘 다독여 가면서 오늘날처럼 높은 수준의 축구가 가능하도록 레벨을 끌어 올린 것이 큰 성과다"고 말했다.
코리아컵 결승도 앞두고 있는 포옛은 "나는 선수들이 최선의 상태로 결승전에 나설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다. 부상이나 퇴장 등 변수를 생각해 팀이 결승전에 완전히 준비될 수 있도록 확실히 해야 한다. 우승하고 나면 가라앉는 경우가 있는데 나는 다르다. 긴장감이 풀릴 수 있지만 계속 훈련하고 몸 상태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첫 1~2경기에서 나는 더 확인하고 싶은 특정 선수들을 기용해 기량을 확인할 것"이라고 답했다.
팬들이 오랜 시간 전북에 남길 바라지만, 그는 유럽에서 계속 제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옛 감독은 "나는 그 제안을 모른다. 알려달라"라며 웃었다.
이어 "6월에 분명히 새 감독을 찾는 유럽 구단이 있었지만, 지금은 모른다. 제발 알려달라.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내년에 몇몇 선수를 잃을 가능성도 있다. 누군가 제안받고 이런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우리는 좋은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콤파뇨가 전반에 무릎에 통증을 느껴 교체됐다. 포옛은 "나빠 보인다. 얼마나 나쁠지 모르지만, 다음주 월요일에 MRI 검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라고 답했다.
우승 선수단 중 가장 고마운 선수를 꼽아달라는 말에, 포옛 감독은 "어려운 질문"이라면서도 "성격, 특징, 책임감, 유대감, 지난 시즌 팀이 가라앉으면서 고생했던 선수이면서 주장으로 정말 고생을 많이 했던 박진섭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이 트로피는 박진섭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