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연합뉴스 언론사 이미지

색다르지 않은 성소수자들의 사랑…연극 '납골당 드라이브'

연합뉴스 임순현
원문보기

색다르지 않은 성소수자들의 사랑…연극 '납골당 드라이브'

서울맑음 / 1.4 °
류이향 연출 "평범한 청년들 이야기"…19일까지 선돌극장
연극 '납골당 드라이브'의 류이향 연출(서울=연합뉴스) 연극 '납골당 드라이브'의 류이향 연출이 16일 서울 대학로 선돌극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2025.10.16

연극 '납골당 드라이브'의 류이향 연출
(서울=연합뉴스) 연극 '납골당 드라이브'의 류이향 연출이 16일 서울 대학로 선돌극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2025.10.16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각자 연인과 사별한 두 남녀가 한 집에서 동거하며 서로의 상처를 보듬는다. 죽은 연인에 대한 기억이 괴롭지만, 두 사람은 서로의 고통을 위로하면서 새로운 삶을 받아들인다.

로맨스 영화나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흔한 시놉시스지만, 주인공인 두 남녀가 각각 레즈비언과 게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게다가 두 성소수자를 힘들게 하는 것은 주위의 편견과 혐오가 아니라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상실의 아픔이다. 막연히 특별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성소수자들의 사랑이 전혀 색다르지 않게 일상처럼 그려진다.

16일 저녁 서울 대학로 선돌극장에서 개막하는 연극 '납골당 드라이브'는 성소수자들이 겪는 사랑과 상실을 세련된 대사, 트와이스·블랙핑크 등 최신 댄스곡들과 함께 풀어낸 작품이다.

개막 공연을 4시간여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류이향 연출은 "성소수자의 사랑 이야기지만, 사실은 더 확장해서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류 연출은 이어 "그냥 평범한 청년들의 사랑 이야기인데 이성애자가 아니라 성소수자가 주인공이 안 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며 "이성애자든, 성소수자든 상관없이 남아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연극 '납골당 드라이브' 시연 장면(서울=연합뉴스) 16일 서울 대학로 선돌극장에서 열린 연극 '납골당 드라이브'의 시연 장면. 2025.10.16

연극 '납골당 드라이브' 시연 장면
(서울=연합뉴스) 16일 서울 대학로 선돌극장에서 열린 연극 '납골당 드라이브'의 시연 장면. 2025.10.16

삭막한 납골당에서 시작한 무대가 죽은 연인들의 물건들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일상의 공간으로 자연스럽게 변하도록 한 연출도 돋보인다. 저예산 소극장 연극이다 보니 다양한 무대 세트를 마련하기 힘든 점도 있었지만, 극이 진행되면서 낯설었던 공간이 여러 흔적으로 채워진 친근한 공간으로 변모하는 모습을 관객이 직접 목도할 수 있게 한 의도적인 연출이다.


류 연출은 "장면이 워낙 자주 바뀌기 때문에 무대가 결국에는 죽은 연인들과 관련된 것으로 채워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처음에는 황량한 납골당처럼 무대를 비웠다가 하나하나 물건들이 툭툭 들어와서 엉망진창이 되는 느낌이 나도록 무대를 디자인했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지난해 '더블데이트 잠시-멈춤'이란 제목으로 제2회 극단 고래 사회적 예술 단막극 공모전 워크숍에서 공연된 바 있다. 당시에는 두 쌍의 연인만 등장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지만, 시나리오 수정으로 주인공들의 가족 등 주변 인물이 추가되면서 지금의 제목으로 바뀌었다.

류 연출은 "관객과 함께 납골당으로 향하는 드라이브라는 의미로 제목을 짓게 됐다"며 "두 커플이 함께 차로 더블데이트를 가는 장면과 남은 두 명이 또다시 차로 납골당을 찾아가는 장면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성소수자의 사랑과 상실을 평범한 시각으로 담아낸 연극 '납골당 드라이브'는 19일까지 만날 수 있다.

연극 '납골당 드라이브' 포스터[극단 고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극 '납골당 드라이브' 포스터
[극단 고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hyu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