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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이제는 한계” 전 CEO가 뼈 때렸다…증시불장 소외된이유 있었네

매일경제 원호섭 기자(wonc@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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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이제는 한계” 전 CEO가 뼈 때렸다…증시불장 소외된이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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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스컬리 전 CEO “AI기업들이 애플 흔들어”
‘앱 중심’ 한계 지적하며…에이전틱 AI 강조


존 스컬리 전 애플 CEO

존 스컬리 전 애플 CEO


1983~1993년 애플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존 스컬리 전 CEO가 “애플의 인공지능(AI)은 강점이 아니며 오픈AI가 수십 년 만에 등장한 진정한 경쟁자”라고 밝혔다.

스컬리 전 CEO는 최근 미국 뉴욕에서 열린 마케팅 기업 제타 콘퍼런스에서 “AI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들이 애플의 균형을 흔들고 있다”며 “오픈AI가 애플의 시장 지배력에 실질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애플은 오랫동안 애플리케이션(앱) 중심 생태계로 성공했지만 이제는 ‘에이전틱 AI’ 중심 구조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라며 “새로운 CEO가 등장한다면 이 변화를 이끌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애플의 AI 경쟁력에 대한 회의론은 최근 들어 더욱 커지고 있다. 2011년 음성비서 ‘시리’를 내놓으며 AI 시장에 일찌감치 진입했지만, 2022년 오픈AI의 챗GPT 출시 이후 주도권을 잃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해 6월 공개한 ‘애플 인텔리전스’ 전략도 기대에 못 미쳤다. 시리의 대규모 업그레이드는 내년으로 연기됐으며 내부적으로는 자사 모델 대신 오픈AI나 앤스로픽의 기술을 시리에 탑재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가 흐름에서도 이런 불안이 드러난다. 올해 들어 엔비디아(36%), 마이크로소프트(22%), 알파벳(28%)을 비롯한 주요 빅테크 기업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지만, 애플은 1.5% 상승하는 데 그쳤다. 팀 쿡 애플 CEO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AI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인력 재편과 인수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며 “최고의 팀이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지만, 내부에서는 “AI 전환을 주도할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스컬리 전 CEO는 오픈AI의 급성장을 “애플의 사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흔드는 변화”로 규정했다. 그는 “앱 시대에는 제품과 도구를 판매하는 것이 중심이었지만, 오픈AI의 구독 모델은 사용자가 필요할 때마다 지속적으로 지불하는 구조”라며 “이 차이가 비즈니스 모델의 중심을 바꾸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그는 오픈AI가 애플의 상징적 인물인 조니 아이브 전 수석디자이너를 영입한 것을 “상징적인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아이브 전 수석디자이너는 현재 오픈AI에서 차세대 AI 기기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스컬리 전 CEO는 펩시콜라 사장을 지낸 뒤 1983년 스티브 잡스의 영입으로 애플 CEO에 올랐다. 재임 10년 동안 애플의 매출을 8억달러에서 80억달러로 끌어올렸으며 매킨토시 브랜드를 대중화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후 마케팅 기업 제타글로벌을 공동 창업했고, 현재는 은퇴 후 자문 역할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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