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언이 13일(한국시각)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2025∼202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투어 1차 대회 남자 5000m 계주 결승에서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몬트리올/AP연합뉴스 |
“겨울올림픽에서 개인적인 목표는 1500m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고, 가장 큰 목표는 남자 계주나 혼성 계주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입니다.”
한국 남자 쇼트트랙 ‘차세대 기대주’ 임종언(노원고)은 지난달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소박한 웃음을 보이며 이렇게 목표를 밝혔다. 그리고 떠난 성인 국제 대회 데뷔전. 18살 소년 임종언은 만화처럼 자신이 약속한 목표를 향해 한 걸음 다가섰고,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겨울올림픽을 향한 청신호를 밝혔다.
겨울올림픽을 4개월여 앞둔 10월, 쇼트트랙에서 또 한 명의 스타 탄생을 예고한 대회가 지난 12~13일(한국시각)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렸다. 주인공은 2007년생 고등학생 임종언. 올 시즌 처음으로 성인 대표팀 태극마크를 단 임종언은 생애 처음 참가한 시니어 국제 대회인 2025∼202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투어 1차 대회에서 2관왕에 올랐다. 본인이 가장 자신 있어 한 1500m 결승(12일)과 가장 따고 싶었던 남자 계주 5000m 결승(13일)에서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임종언은 계주 결승 직후 국제빙상경기연맹 누리집과 인터뷰에서 “계주 금메달리스트가 된 게 믿기지 않는다”며 “우리는 정말 좋은 계주팀이다. 우리 팀은 가족 같다. 올 시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전날 1500m 결승 뒤 인터뷰에서도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시니어 무대는 훨씬 수준이 높아 긴장했는데 황대헌 선배의 조언이 큰 힘이 됐다”고 밝혔다.
임종언은 이날 계주에 앞서 열린 남자 1000m 결승에서도 은메달을 추가했다. 마지막 바퀴에서 이탈리아 피에트로 시겔에게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면, 3관왕도 노릴 수 있었던 경기였다. 그렇게 성인 무대 데뷔전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로 대회를 마무리한 임종언은 겨울올림픽에서의 기대감을 높였다.
임종언은 지난해까지 주니어 무대를 호령하던 유망주였다. 특히 지난 시즌 ISU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금2, 은2, 동1개 등 메달 5개를 휩쓸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단박에 기대주로 떠오른 그가 에이스로 거듭난 것은 지난 4월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 임종언은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남자부 전체 1위로 성인 대표팀 태극마크를 달아 주변을 놀라게 했다. 2018 평창겨울올림픽 은메달리스트 황대헌 이후 처음으로 고등학생이 올림픽에 출전하게 됐기 때문이다.
주니어 무대를 접수한 임종언이 시니어 무대에서도 성공을 이어갈 수 있을까. 임종언은 세간의 우려에 이렇게 답했다. “(성인 무대에 대한) 부담감은 있지만, 그래도 경기하는 걸 배울 수 있어 즐겁습니다. 이제 저를 보여줄 수 있는 무대인 것 같습니다”라고. 임종언의 시간이 왔다.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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