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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일본 첫 여성총리 못 되나? 공명당 "연립정권 이탈"

머니투데이 김하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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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일본 첫 여성총리 못 되나? 공명당 "연립정권 이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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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집권 자민당과 연립정권을 유지해 온 공명당이 26년 만에 갈라설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여권 의석 수가 절반 아래로 줄어든 가운데 이럴 경우 지난 4일 자민당 총재에 당선된 다카이치 사나에의 일본 총리 취임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도쿄=AP/뉴시스] 극우 성향의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전 경제안보상이 23일 도쿄 자민당 당사에서 열린 자민당 총재 선거 후보 합동 기자회견에서 답하고 있다.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는 다음 달 4일 열린다. 2025.09.23

[도쿄=AP/뉴시스] 극우 성향의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전 경제안보상이 23일 도쿄 자민당 당사에서 열린 자민당 총재 선거 후보 합동 기자회견에서 답하고 있다.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는 다음 달 4일 열린다. 2025.09.23


공명당 대표 사이토 데쓰오는 10일 다카이치 총재와 회담 후 자민당과의 연립정권으로부터 이탈할 것이라는 방침을 발표했다고 NHK 방송 등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공명당의 연정 이탈이 이뤄질 경우 1999년부터 야당 시절을 포함해 26년째 이어온 자민당과 공명당의 동행에 마침표를 찍게 된다.

사이토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다카이치 총재와 1시간30분가량 회담했다. 그는 회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치와 돈 문제(자민당의 정치자금 스캔들)에 대한 충분한 답변이 없었다"며 연립정부에서 탈퇴할 방침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도 사이토 대표가 회담 후 자민당과의 연정에 대해 "백지를 만들고 지금까지의 관계를 끝낼 것"이라고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중도 보수 성향인 공명당은 그간 자민당 집행부가 교체될 경우 바로 연정 구성에 합의해 왔으나, 강경 보수 성향인 다카이치 총재가 등장하자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요구 사항을 공개하며 버텨왔다.

공명당은 다카이치 총재에게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포함한 역사 인식, 비자금 스캔들 대응, 외국인 배척 등 3가지 문제점을 거론하며 연립 정권에서 이탈할 수 있음을 시사해왔다. 특히 당은 신임 다카이치 총재가 '비자금 스캔들'에 연루된 의원을 요직에 앉힌 것을 비판해왔다. 자민당은 공명당이 기업·단체 헌금 수령 가능 대상에서 지방의 일부 지부를 제외해 달라는 데에 불편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전날 열린 공명당 내부 회의에선 자민당과 기업·단체의 헌금(후원금) 규제 강화를 합의하지 않으면 연립 정권에서 이탈해야 한다는 의견이 연이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사이토 대표는 이 회의에서 "기업·단체 헌금 규제 강화와 관련해 (자민당으로부터) 충분한 답이 없으면 총리 지명선거에서 '다카이치 사나에'라고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 총리가 되려면 중의원 투표에서 승리해야 한다. 자민당은 중의원 의석 과반(233석)에 훨씬 못 미치는 196석에 불과해 단독 총리 선출은 불가능하다. 공명당(24석)을 합해도 220석으로 과반이 되지 않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자민당은 우익 성향의 일본유신회(35석)나 중도 성향의 국민민주당(27석)에서 표를 얻어 다카이치의 총리 선출을 기대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자민-공명 연정이 깨질 조짐이 일면서 일본에선 최대 야당인 입헌민주당(148석)이 나서 유신회, 국민민주당 등과 힘을 합치려는 움직임이 이미 나타났다. 야권이 연합해 경쟁 총리 후보를 내세울 경우 정권 교체 가능성도 열린다.

공명당의 연정 이탈 수순으로 인해 21일쯤으로 예상된 임시국회 소집과 다카이치 자민당 총재의 총리 지명 결정은 더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


이럴 경우 이달 26일부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본 방문,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 정상 외교 일정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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