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우승→월드컵 4강 한국도 패퇴" 日 언론 이창원호 탈락 조명…"아시아국 전멸, 아프리카 2위가 태극전사 압도"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 대표팀이 8강 벽 앞에서 고개를 떨군 가운데 일본 언론도 태극전사 탈락을 집중 조명했다.

이창원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0일(한국시간) 칠레 랑카과의 에스타디오 엘 테니엔테에서 열린 2025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16강전에서 모로코에 1-2로 석패했다.

2019년 이강인 세대가 이끈 폴란드 대회 준우승, 2023년 김용학-배준호 세대의 4위에 이어 선배들 영광을 이어가려 했지만 16강 언덕에서 미끄러졌다.

일본 '게키사카'는 "일본이 프랑스에 0-1로 덜미를 잡힌 가운데 한국마저 아프리카 예선 2위국 모로코에 압도당했다"면서 "이로써 이번 칠레 월드컵 아시아세는 모두 소멸했다. 8강으로 가는 길목에서 자취를 감췄다"고 적었다.

"6년 전 준우승을 차지하고 직전 대회선 4강에 오른 어린 태극전사도 (칠레에서) 패퇴했다. 모로코는 죽음의 조 C조를 1위로 통과한 나라다웠다. U-20 월드컵 8강에 C조만 무려 세 팀이 올랐다"며 모로코와 멕시코, 스페인의 동반 준준결승행을 주목했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1승 1무 1패로 간신히 각 조 3위 중 상위 4팀에 포함돼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그러나 브라질, 스페인을 연파하고 C조 1위로 올라온 모로코 전력은 매서웠다.

조직력과 피지컬, 속도, 결정력에 현저히 밀렸다.

경기 초반부터 한국은 고전했다. 킥오프 직후 모로코 압박이 거세게 들어왔다.

전반 1분 오트만 마암마에게 1대1 찬스를 내줬지만 골키퍼 홍성민(포항)이 몸을 던져 선방, 실점 위기서 벗어났다.

그러나 7분 뒤 결국 선제골을 허락했다.

제심 야신 왼발 슈팅이 손승민(대구) 다리를 맞고 굴절되면서 골문으로 향했고 이를 노리던 야시르 자비리가 환상적인 왼발 바이시클킥으로 한국 골망을 흔들었다.

자비리 발을 떠난 공은 신민하(강원) 다리 맞고 방향이 꺾여 공식 기록은 자책골로 기재됐다.

조기 실점은 경기 운영 전체를 흔들었다.

이 감독은 중원에서 연계를 강조했지만 초반 리듬이 흩트러지면서 세트피스 외엔 뚜렷한 공격 루트를 만들지 못했다.

그나마 전반 43분 배현서(서울) 컷백으로 말미암은 정마호(충남아산) 오른발 슈팅이 이어졌으나 골문 위로 살짝 떴다.

이 과정에서 최병욱(제주)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상대와 충돌해 이 감독이 ‘축구 비디오 지원(FVS)’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심리적으로도 전략적으로도 다소 불운한 전반이었다.

후반 초반 동점골이 필요한 한국은 라인을 끌어올리고 강한 전방 압박을 시도했다.

후반 9분 최병욱(제주)의 낮은 크로스를 손승민이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문을 벗어났다.

기회 뒤에 위기. 한국은 오히려 일격을 얻어맞았다.

후반 13분 오른 측면을 돌파한 오스만 마마의 크로스를 자비리가 머리로 밀어 넣어 점수 차가 2골로 벌어졌다.

이 감독은 교체 카드를 꺼냈다. 백가온(부산) 이건희(수원)를 투입해 측면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러나 모로코는 일찌감치 라인을 내리고 두 줄 수비 블록을 형성해 '굳히기 모드'에 돌입했다.

김현민(부산) 대신 피치를 밟은 이건희의 활발한 오버래핑과 크로스는 두꺼운 상대 수비진에 번번이 막혔다. 후반 19분 신민하 헤더 역시 골문 옆을 스쳤다.

경기 종료 9분 전 이 감독은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김명준(헹크) 정마호를 빼고 김현오(대전) 성신(부천)을 투입해 분위기 전환을 모색했다.

하나 경기 템포를 의도적으로 늦춰 시간 싸움에 들어간 모로코를 상대로 뾰족수는 없엇다.

한국은 점유율 55%로 아프리카 복병을 앞섰지만 결정적인 유효 슈팅은 좀체 나오지 않았다.

후반 44분 이건희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김현오가 감각적인 슈팅으로 이어 갔지만 모로코 골키퍼 야니스 벤샤우시 슈퍼 세이브에 차단당했다.

1분 뒤 김태원(포르티모넨스)과 최승구(인천)가 연이어 슈팅을 퍼부었지만 상대 육탄 방어에 막혔다.

다만 후반 추가 시간 모로코 미드필더 스마일 바크티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김태원이 침착히 오른발로 마무리해 1-2로 추격했다. 그러나 주심 휘슬은 모로코 골망이 출렁인 뒤 곧바로 울렸다. 그렇게 이창원호 여정은 16강에서 멈춰 섰다.

한국 탈락으로 이번 U-20 월드컵에서 아시아 국가는 모두 사라졌다.

호주(D조 3위)와 사우디아라비아(F조 4위)는 조별리그에서 일찌감치 쓴잔을 마셨고 라이벌국 일본은 9일 열린 프랑스와 대회 16강전서 연장 후반 추가 시간에 통한의 페널티킥 실점을 허락해 0-1로 고개를 숙였다.

일본 게키사카는 "약진을 거듭하던 아시아 축구가 칠레에서 패퇴했다. 베스트8을 완수하지 못하고 4개국 모두 자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게 됐다"면서 "한국 언론 또한 이창원호 결정력 부족을 지적하고 있다. 팬들은 '16강도 겨우 진출한 것' '한계가 드러난 대회' 등 아쉬움을 토로하는 양상"이라며 3연속 월드컵 4강행이 무산된 성적표를 향한 한국 내 탄식 분위기를 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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