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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열 2위 중국 총리, 오늘 방북…북 노동당 창건 행사에 역대 최고위급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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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열 2위 중국 총리, 오늘 방북…북 노동당 창건 행사에 역대 최고위급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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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사진 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3월5일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식에서 리창(사진 오른쪽) 중국 국무원 총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베이징/AFP 연합뉴스

시진핑(사진 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3월5일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식에서 리창(사진 오른쪽) 중국 국무원 총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베이징/AFP 연합뉴스


중국 서열 2위인 리창 총리가 9일 북한 조선노동당 창건 기념행사 참석을 위해 방북했다. 리 총리는 같은 행사 참석차 북한을 찾은 중국 지도부 가운데 가장 서열이 높아, 최근 개선 조짐을 보이는 북-중 관계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9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이끄는 중국 대표단이 북한 노동당 창건 80돌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전용기를 타고 이날 오전 베이징을 출발해 정오에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이 행사에 총리를 참석시켜 대표단의 격을 높였다. 앞서 2015년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 행사에는 서열 5위인 류윈산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서기처 서기가 방북했었다. 중국 총리의 공식 북한 방문은 2009년 10월 원자바오 당시 총리의 방북 이후 16년 만이다. 공항엔 박태성 북한 내각 총리가 당정 고위급 당국자와 함께 나와 리 총리를 영접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이어진 환영행사에서 리 총리는 “중국은 조선(북한)과 함께 양당·양국 최고 지도자가 달성한 중요한 공동인식을 잘 이행하고,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며 긴밀한 교류를 유지할 뜻이 있다”고 말했다.

리창 총리 방북은 북-러 군사 협력 심화로 경색됐던 북-중 관계가 개선되고 있는 걸 보여준다. 중국은 북한에 가장 영향력이 있는 동맹국이었지만, 우크라이나전쟁 발발 뒤 북-러가 군사적·경제적 밀착 행보를 보이면서 북-중 관계는 다소 얼어붙었다. 그러나 최근 우크라이나전쟁 이후를 준비하는 북한과 북-미 대화 재개 국면을 대비하는 중국은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관계 개선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 9월3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반파시스트전쟁 승리 80주념 기념 열병식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등장한 장면은 북-중 관계가 완연한 해빙기에 들어선 것을 보여줬다.

일각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평양을 직접 찾을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대신 참석자급을 격상시켜 김정은 위원장의 중국 전승절 열병식 참석에 대한 최대한의 예우를 나타냈다. 트럼프 집권 2기 들어 북핵 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이슈가 부상할 것을 대비해 중국이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회복을 위해 기울인 노력의 하나로 풀이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리창 총리 참석을 두고 “기존에 워낙 소원했던 관계에서 개선된 관계로 가고 있고 (김정은 위원장의) 전승절 참석에 대한 답례 성격이 강하다”며 “동북아에서 중국 이익을 관철하는 데 있어 북한 카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취지가 큰 틀에서 잡혀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왕야쥔 주북한 중국대사는 8일 북한 노동당 창건을 기념해 북-중 친선을 강조하는 글을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에 기고했다. 주북 중국대사의 노동신문 기고는 2021년 6월 이후 4년4개월 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왕 대사는 이 글에서 “고위급 래왕(왕래)과 전략적 의사소통을 강화하고 당 및 국가관리 경험에 대한 교류를 활발히 하며 여러 분야에서 실무적 협조를 심화시킴으로써 중조(북중) 두 나라 사회주의 위업의 새로운 국면을 함께 개척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이정연 특파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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