먀오화 전 중앙군사위 주임(왼쪽부터), 허웨이둥 중앙군사위 부주석, 이후이만 전 증권 관리위 주석 |
중국이 20일 열리는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4중 전회)에서 최소 9명의 위원을 교체할 것이라고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보도했다. 이 같은 규모의 지도부 물갈이가 현실화되면 2017년 11명을 교체한 이후 최대 규모다. 집권 3기 중반에 접어든 시진핑 국가주석이 고강도 반부패 드라이브를 통해 공산당에 대한 지배력을 공고히 하고 기강을 다잡으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2022년 20차 당대회에서 구성된 지도부인 중앙위원회는 정회원 격인 중앙위원 205명과 후보위원 171명 등 총 376명으로 짜여 있다. 중국은 올해 들어 중앙·후보위원을 맡는 금융기관·지방정부·군부를 가리지 않고 전방위 사정 작업을 벌여왔다.
사정 당국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지난달 6일 이후이만 전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에 대해 중대한 법 위반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이만은 2019년부터 작년 2월까지 증감위를 이끌었던 금융 감독 사령탑이다. 금융권 최고위직이 조사를 받아 낙마한 것은 10년 만이다. 지난달 28일엔 탕런젠 전 농업농촌부장(장관)이 2007~2024년 재직 중 뇌물 2억6800만위안(약 530억원)을 받은 것이 인정돼 사형 유예를 선고받았다.
지방 권력의 물갈이도 대대적으로 진행됐다. 왕리샤 네이멍구 자치구 주석, 란톈리 광시좡족 자치구 주석, 진샹쥔 산시성장 등은 올해 잇달아 기율위 조사를 받으며 자리에서 물러났고, 중앙위원직에서도 제명될 가능성이 높다.
군부에서는 최근 수년간 수십 명의 장성과 방산기업 수장들이 조사 대상에 올랐는데, 이번 회의에서 관련 인사 조치가 공식화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군부 서열 5위였던 먀오화 전 중앙군사위원회 주임, 왕춘닝 전 인민무장경찰부대 사령관(상장), 장린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후방지원부장(중장) 등이 파면 대상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먀오화는 지난해 11월 규율 위반 의혹으로 직무가 정지됐고 지난 6월 중앙군사위에서 해임됐다. 9월에는 왕춘닝과 장린 등 4명의 장군이 전인대 대표직에서 제명됐다. 중국 군 서열 3위인 허웨이둥 상장은 지난 3월 이후 주요 행사에 불참해 낙마설(說)이 제기됐다.
유력 외교부장 후보였던 류젠차오 전 당 대외연락부장에 대한 처분도 주목된다. 그는 7월 이후 행방이 묘연하고, 지난달 30일에는 유럽통이자 안보 실무 책임자였던 류하이싱이 그의 후임으로 임명됐다. 공업정보화부 당서기 진좡룽도 4월 장관직에서도 물러났다. 위젠화 전 해관총서 서장이 작년 12월 돌연사하면서 생긴 중앙위원 결원도 채워질 전망이다.
작년 7월 3중전회에서는 친강 전 외교부장 등 3명이 교체됐다. 이후 리상푸 전 국방부장과 류차오 전 로켓군 사령원도 중앙위원회에서 축출됐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이번 4중전회는 중국 지도부가 권력 기강을 재확인하고 국가 정책을 일사불란하게 추진할 동력을 확보하려는 시진핑의 의지가 반영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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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벌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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