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헤럴드경제 언론사 이미지

외국계 자산운용사, ‘마곡’ 러브콜…‘제2의 여의도’된 이유? [투자360]

헤럴드경제 신주희
원문보기

외국계 자산운용사, ‘마곡’ 러브콜…‘제2의 여의도’된 이유? [투자360]

속보
내란특검, '국가안보실 인사개입' 윤재순·임종득 직권남용 기소
외국계 자산운용사, 줄줄이 마곡행
공항 접근성 높고 임대료 저렴해
국민연금 위탁운용사 선정에도 유리
서울 강서구 마곡 원그로브 [원그로브 제공]

서울 강서구 마곡 원그로브 [원그로브 제공]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서울 마곡지구가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의 새로운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통적 금융 중심지였던 여의도를 벗어나 마곡에 새 둥지를 트는 글로벌 운용사들이 늘면서다. 공항 접근성과 상대적으로 낮은 임대료, 한국 시장 진출 전략이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7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내 업무복합시설 ‘원그로브(ONE GROVE)’에는 최근 1년 새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의 입주가 잇따랐다. 이 건물은 국민연금이 투자하고 이지스자산운용이 운용과 임차를 총괄하고 있다. 기획 단계부터 3개 층을 운용사 전용 오피스로 설계했으며 현재 세계 최대 주거용 부동산 자산운용사 그레이스타를 비롯해 스타우드, 티시먼스파이어, 누버거버먼, 더리빙컴퍼니 등 10개 이상 대형 운용사가 입주를 완료한 상태다. 이밖에도 10곳 이상의 운용사가 추가로 입주할 예정이다.

국내 신생 하우스인 에이치스톤자산운용, 헤세드자산운용도 마곡에 사무실을 마련했고 골든브릿지자산운용도 올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강서구 방화동 김포공항 인근으로 사무실을 이전했다.


이들이 마곡을 선택한 주요 이유는 공항과 여의도 접근성이다. 특히 외국계 운용사 임원들은 국내 체류 기간이 짧은 만큼 공항에서의 동선이 가까운 점이 강점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있는 전주를 방문하기에도 유리하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인천공항까지는 공항철도로 약 35분, 김포공항까지는 5호선으로 5분이면 이동할 수 있어 해외 인력의 내방이나 지방에 위치한 투자자와의 미팅에 유리하다”라며 “서울역은 30분 거리에 있어 국내 출장 시에도 편리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원그로브가 국민연금이 운영하는 오피스라는 점도 유인 요인이다. 위탁운용사 선정을 염두에 둘 경우 입주 자체가 일종의 전략적 선택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정부 정책 방향도 마곡 입주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의 금융중심지인 여의도와 인접해 두 업무지구를 축으로 서울 서부권의 금융산업 단지가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여당은 서울 금융중심지 육성을 국정과제로 추진 중이다. 국내 증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외국계 자본의 적극적 유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지난 몇년 간 외국계 금융사의 국내 진출이 정체되면서 금융 당국은 이를 해소하기 위한 유치 전략의 일환으로 위탁운용사 및 증권사 선정 시 외국계 금융사에 가산점을 부여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9월에는 캐나다 사모펀드 노스리프가 강남 테헤란로에 사무실을 열었고 미국계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도 같은 해 11월 서울사무소를 개소했다. 당시 두 사례 모두 ‘가산점 제도’가 간접적으로 기여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같이 정책적 환경과 지리적 이점이 맞물리며 향후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의 ‘마곡행’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