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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 “나보다 나이 많은 신입한테, 말 놔도 돼?”
또래보다 빨리 취직에 성공한 윤 모(28) 씨. 후임을 받을 때마다 내심 고민이 크다. 나이와 무관하게 직책·직급에 맞춰 존칭 여부를 결정하는 회사 문화인데, 요즘 남자 신입 직원들이 30대인 사례가 많아서다.
윤 씨는 “30살인 인턴 직원과 일해야 할 때도 있었다”며 “나이 많은 인턴한테 반말 하자니 마음이 불편하고, 존댓말을 하자니 회사 상사 눈치가 보인다”고 토로했다.
또 “최근 신입 직원 중에서도 특히 남성은 20대보다 30대가 더 많은 것 같다”며 “누군가는 반말을, 누군가는 존칭을 불편해하니 어떻게 맞춰야 할지 난감하다”고 덧붙였다.
고학력 미취업자가 늘고 신입 채용 규모가 줄어드는 등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신입 직원이 갈수록 늙어지고 있다. 군 복무 등을 해야 하는 남성의 경우는 이미 평균 30살을 훌쩍 넘겼다.
그러다 보니, 윤 씨 사례처럼 후임이 선임보다 나이가 많은 사례도 빈번해진다. 사실상 경력이지만 신입에 지원하는 ‘중고 신입’까지 늘어나면서 신입사원의 나이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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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테크기업 인크루트의 ‘2025년 대졸 신입사원의 적정 나이 및 마지노선 나이’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입사한 신입사원의 평균 나이는 남성 31.9세, 여성 29.5세로 나타났다. 남성의 경우 평균 32살에 육박한다.
과거엔 30대 신입사원 자체가 사회적으로도 큰 화제였다. 인크루트 통계에서 1998년엔 대졸 신입사원 평균 나이가 25.1세에 불과했다. 2018년엔 30.9세까지 올랐다. 과연 30대 신입도 괜찮은지 여부가 사회적 관심사였다.
이제 20대 입사가 눈에 띌 정도로 30대 신입이 대세로 자리 잡는 추세다. 응답자들이 생각하는 신입사원의 적정 나이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올해 조사에서 남성은 30.4세, 여성은 28.2세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조사에선 남성은 30세, 여성은 27.9세였다. 남녀 각각 0.4세, 0.3세 증가했다.
인크루트 측은 “신입사원 적정 나이가 지난 2023년부터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라며 “취업 준비 과정이 갈수록 길어지고, 직장 경력이 있지만 신입 채용에 지원하는 이른바 ‘중고신입’이 늘어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입사 연령은 늘어나는데, ‘마지노선 나이’는 오히려 줄어드는 점도 주목된다. 신입사원으로 입사할 수 있는 최대 나이인 마지노선 나이와 관련, 남성은 32세로 집계됐다. 여성은 29.6세다. 남녀 모두 전년 대비 1세 줄었다.
다시 말해, 작년엔 남성 기준 34세라면 나이 때문에 취업이 어려울 것이라 여겼고, 올해엔 그 나이가 33세로 줄었다는 뜻이다.
나이 제한 등 제도가 바뀐 결과가 아닌 실제 취업 현장에서 체감하는 수치가 줄었다는 의미로, 그만큼 취업난을 심각하게 여긴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인크루트 제공] |
신입사원의 나이는 업무에 중요한 변수일까? 응답자 71.6%는 불필요하다고 답했지만, 나이의 마지노선이 필요하다는 답변도 28.4%를 차지했다. 그 이유로는 ▷기존 직원들이 불편해서(38.2%) ▷입사 동기들과 어울리지 못할 것 같아서(20.1%) ▷취업이 늦어진 것이 불성실해 보여서(13.6%) 등의 순이었다.
채용할 때 나이가 합격에 영향을 미치는지엔 대다수(81.7%)가 그렇다고 답했다. 대체로 영향이 크다(59.2%), 매우 영향이 크다(22.5%) 등이었다. 영향이 전혀 없다는 답변은 2.1%에 그쳤다.
특히, 20대(85.5%)와 30대(87.0%)에서 나이가 채용에 영향이 크다고 답했다. 40대는 76.6%, 50대는 73.9%로 2030세대보다 상대적으로 비율이 낮았다.
실제 회사에서 가장 많은 연령대와 관련해선,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은 30대가 가장 많다는 답변이 각각 42%, 50.5%로 가장 많았다. 대기업과 공공기관은 40대가 각각 53.7%, 47.6%로 가장 많았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9월 12일부터 23일까지 시행했으며 신뢰 수준 95%, 표본오차 ±3.50%p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