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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총리 시대... 한일관계 빨간불 켜지나

조선일보 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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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총리 시대... 한일관계 빨간불 켜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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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일본 자민당 총재로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가 지난  9월 23일 일본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열린 자민당 총재 선거 후보자 공동 기자회견에서 답변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4일 일본 자민당 총재로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가 지난 9월 23일 일본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열린 자민당 총재 선거 후보자 공동 기자회견에서 답변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상이 자민당 총재로 당선되고, 차기 총리로 확실시되면서 한일관계에 빨간불이 켜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카이치는 자민당 내 아베 전 총리의 기조를 잇는 대표적인 우파 정치인이다.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여왔고, 독도에 대해서도 일본 영유권을 주장해왔다. 야스쿠니 신사도 자주 찾는 단골 인사다.

다카이치는 지난달 27일 자민당 총재 선거 토론회에서 ‘다케시마(독도의 일본 명칭)의 날’ 행사에 내각 장관이 당당히 참석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했다. 그는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면서 독도가 일본 영토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일본 정부는 2013년부터 차관급 정무관을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보내왔으나, 다카이치는 이를 장관급으로 격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최근 기시다 내각과 윤석열 정부, 이시바 내각과 이재명 정부 사이에는 안보·경제·역사 문제에서 수차례 정상회담과 셔틀외교, 군사정보협정(GSOMIA) 복원 등 빠른 진전이 있었으나, 다카이치 총리 하에서는 과거사·영토 문제에서 다시 대립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2014년 8월 15일 제2차 세계대전 종전 69주년을 맞아 전몰자 추모를 위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일본 국회의원들. 가운데 왼쪽이 다카이치 사나에 의원./AP 연합뉴스

2014년 8월 15일 제2차 세계대전 종전 69주년을 맞아 전몰자 추모를 위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일본 국회의원들. 가운데 왼쪽이 다카이치 사나에 의원./AP 연합뉴스


다카이치가 한일 관계를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지난달 24일 자민당 총재 후보 공개토론회에서 “한일관계를 심화시켜 나가겠다”면서 “안보 환경을 고려해 한미일 3국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카이치는 기시다 내각이 한일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 점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중국·북한·러시아 결속이 강화되는 가운데, 대만 해협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어 한일, 한미일간 방위·안보 분야의 협력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다는 점은 다카이치도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카이치는 작년 총재 선거에서는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명확하게 언급했지만, 이번에는 따로 참배 여부를 말하지 않았다. 다만, 지지층을 의식해 취임 초기 한번쯤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카이치가 자신을 지지해준 당원, 의원들을 의식해 정치·역사 문제에서 보수적인 입장을 대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 총재 선거에서 당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는데, 일본 국민들과 당원들의 우경화의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강경 우파로 알려진 아소 다로 전 총리가 이끄는 아소파 의원들이 “당원들의 뜻에 따라 투표하라”는 아소의 지침에 따라 결선 투표에서 다카이치를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한국 정부는 4일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이 선출된 데 대해 “새 내각과 긴밀히 소통하며 한일관계의 긍정적 흐름을 이어 나가기 위해 계속 협력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10월 중순경 일본 국회의 총리지명선거를 거쳐 새로운 내각이 출범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당국자는 “한일 양국은 격변하는 지정학적 환경과 무역질서 속에서 유사한 입장을 가진 이웃이자 글로벌 협력 파트너인 만큼, 앞으로도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을 위해 양국이 함께 노력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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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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