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현지시간) 마다가스카르 안타나나리보 시위 현장 |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아프리카 동쪽 섬나라 마다가스카르의 대통령이 자국에서 이어지는 청년층 시위에 대해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안드리 라조엘리나 마다가스카르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영상 연설에서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일부 세력이 우리나라를 파괴하려 한다는 것"이라며 "쿠데타를 유발하기 위해 이용당했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그는 배후 세력을 명시하지 않은 채 "일부 국가와 기관들이 나를 몰아내고 다른 아프리카 국가처럼 선거 없이 권력을 장악해 이익을 취하고자 시위대에 자금을 지원했다"며 "그래서 여러분께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다가스카르에서는 지난달 25일 수도 안타나나리보를 비롯한 여러 도시에서 Z세대(1990년대 중후반∼2000년대 초반생) 주도로 잦은 단수와 정전에 항의하며 시작된 시위가 거의 매일 이어지고 있다.
라조엘리나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에너지부 장관을 해임한 데 이어 같은 달 29일에는 내각 전체를 해임하고 국가 차원에서 문제 해결을 약속하며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시위를 주도한 'Z세대 운동'은 이날 안타나나리보 중심부에서 시위 재개를 촉구하는 등 시위대의 불만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AFP통신은 이번 사태가 2023년 대선에서 연임에 성공한 이후 라조엘리나 대통령 정부에 가장 큰 도전이 되고 있다고 짚었다.
유엔은 지난달 25∼26일 경찰이 시위를 강경 진압하는 과정에서 최소 22명이 숨지고 100명 이상 다쳤다고 밝혔으나 마다가스카르 정부는 이 집계가 검증되지 않은 소문에 근거한 것이라며 부인했다.
생태학적 다양성과 세계 최대 바닐라 생산국으로 유명한 마다가스카르는 1960년 프랑스에서 독립한 후에도 정치 불안정이 이어지고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인구의 약 75%가 빈곤선 이하로 생활할 정도로 세계 최빈국 중 하나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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