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정치인 바비시 재집권 가능성
안드레이 바비시 긍정당 대표(왼쪽)와 페트르 피알라 총리 |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유럽연합(EU)·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자 우크라이나를 적극 지원하는 체코가 3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총선을 치른다.
포퓰리즘 성향 긍정당(ANO)을 이끌며 '프라하의 트럼프'로 불리는 안드레이 바비시가 4년 만에 다시 총리로 복귀할지가 최대 관심사다.
하원 의원 200명을 뽑는 이번 총선은 중도보수 여당 시민민주당(ODS) 중심의 함께(SPOLU) 연합과 정권 탈환을 노리는 긍정당의 맞대결로 치러지고 있다.
유럽정치 분석기관 폴리트프로에 따르면 최근 여론조사에서 긍정당 지지율은 30.2%로, 함께 연합(19.9%)을 앞서는 걸로 나타났다.
그러나 긍정당이 단독으로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면 다른 정당과 연립정부 구성이 불가피하다. 긍정당은 2021년 총선 때도 함께 연합보다 1석 많은 72석을 확보했으나 연정 구성에 실패해 정권을 내줬다.
긍정당은 에너지 가격 등 물가 급등과 연금개혁 불만 등을 틈타 최근 몇 년간 지지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바비시는 총리로 취임하면 우크라이나 탄약 지원 프로그램을 그만두겠다며 전쟁 피로감도 공략했다.
긍정당 '빨간 모자' |
체코 정부는 탄약을 더 많이 달라는 우크라이나의 요청에 따라 서방 각국에서 돈을 모은 뒤 탄약을 공동 구매해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일명 '체코 이니셔티브'를 주도하고 있다. 체코가 수용 중인 우크라이나 피란민은 약 38만명으로 독일(120만명), 폴란드(99만명)에 이어 유럽에서 세 번째로 많다.
1993년 농업·식품 분야 대기업 아그로페르트 그룹을 창립해 부를 쌓은 바비시는 '강한 체코'라고 적은 빨간색 야구모자를 나눠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연상시키는 자국 우선주의를 내걸고 있다.
긍정당은 지난해 헝가리 피데스(Fidedz), 오스트리아 자유당(FPÖ)과 함께 유럽을위한애국자(PfE)라는 이름의 우익 포퓰리즘 정당 모임을 꾸렸다. PfE에는 프랑스 국민연합(RN)과 네덜란드 자유당(PVV)이 합류해 유럽의회에서 세 번째로 큰 정치그룹이 됐다.
유럽 정가는 유럽통합에 부정적인 긍정당의 재집권 가능성에 긴장하고 있다. 현재 헝가리·슬로바키아에 더해 EU의 우크라이나 전폭 지원을 저지하려는 회원국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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