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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주가 하락 아니었네… 전면 재개되고 반년, 주가 오른 종목 더 많았다

조선비즈 권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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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주가 하락 아니었네… 전면 재개되고 반년, 주가 오른 종목 더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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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거래가 전면 재개된 지 6개월 동안 국내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상승한 종목이 하락한 종목보다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공매도 거래가 집중된 종목으로 좁혀 봐도 주가가 오른 종목이 다수였다.

일부 투자자는 공매도 거래로 인한 증시 부담을 우려했지만, 공매도 재개가 강세장 분위기를 꺾는 요인은 아니었던 것이다. 공매도는 주가가 내릴 것으로 예상해 미리 주식을 빌려 팔고 나중에 주식을 사서 갚는 투자 기법이다.

일러스트=챗GPT 달리

일러스트=챗GPT 달리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공매도 거래가 전면 재개된 지난 3월 31일부터 9월 29일까지 주가를 비교할 수 있는 2762개 종목(스팩 제외) 가운데 1769개(64%)의 주가가 올랐다. 공매도 재개 직후 증시가 흔들리기도 했으나, 하반기 들어 상승 흐름을 이어간 영향이다.

눈에 띄는 점은 공매도 거래가 집중된 종목 중에서도 주가가 상승한 종목이 더 많았다는 점이다. 지난 6개월간 거래대금 가운데 공매도 거래 비중이 큰 상위 100개 종목 중 63개 종목의 주가가 올랐다.

거래대금 중 공매도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과 주가 상승률도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없었다. 예를 들어 LG생활건강은 지난 6개월간 공매도 거래 비율이 19.4%로 전 종목 가운데 가장 컸고, 같은 기간 주가도 13.9% 내렸다. 하지만 공매도 거래 비율 2위(16.3%)인 에스원은 6개월 동안 주가가 30.5% 올랐다. 공매도 거래 비율 3위(15.8%) 영원무역과 4위(14.7%) 영원무역홀딩스도 각각 6개월 주가 상승률 32.9%, 48.5%를 기록했다.

그래픽=정서희

그래픽=정서희



오히려 숏 스퀴즈(Short squeeze)가 발생해 주가 상승 폭이 커지는 사례도 있었다. 숏 스퀴즈는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보고 공매도 투자에 나섰다가, 주가가 예상과 달리 상승하면 손실을 만회하려고 주식을 사들이고 이 과정에서 주가가 더 뛰는 현상을 말한다.


SK스퀘어가 대표적이다. SK스퀘어는 최근 6개월 공매도 거래 비율이 10.11%로 전 종목 가운데 26번째로 높았다. 하지만 같은 기간 주가는 2배가 됐다.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 지분 20.07%를 보유해 SK하이닉스 주가 흐름과 동행하는 흐름을 보인다. 최근 인공지능(AI) 열풍 속 반도체 랠리가 이어지면서 SK스퀘어 주가도 큰 폭 뛰었다.

SK스퀘어에 대한 공매도 순보유 잔고 수는 지난 6월 18일 27만4236주까지 늘었으나, 같은 달 말 11만349주로 급감했다. 이 기간에만 SK스퀘어 주가가 25.9% 오르면서 공매도 투자자들이 버티지 못하고 포지션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공매도를 헤지(Hedge·위험 회피) 수단으로 활용하는 외국인 투자자도 ‘사자’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은 공매도 거래 전면 재개 이후 국내 주식시장에서 4조1140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불법 공매도는 문제이지만, 공매도 자체는 주가가 적정 가치로 수렴할 수 있도록 돕는 순기능이 있다”며 “공매도 거래로 주가가 하락하는 것이 아니라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큰 종목에 공매도가 몰리는 것인데 선후 관계를 오해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가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면서 공매도 순보유 잔고는 꾸준히 늘고 있다. 코스피·코스닥 시장 합산 기준 지난 25일 15조원을 웃돌았다. 매도 거래 전면 중단 직전에는 17조원대였다.

권오은 기자(ohe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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