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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파견 검사들 “검찰 없애 놓고, 권력에 유리한 수사는 확대하라니”

조선일보 유희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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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파견 검사들 “검찰 없애 놓고, 권력에 유리한 수사는 확대하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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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견 검사들, 왜 들고일어났나
9월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의 모습./연합뉴스

9월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의 모습./연합뉴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파견된 검사 40명 전원과 수사관 대부분이 30일 “검찰청으로 복귀하겠다”고 요청을 한 것은 검찰청 폐지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고 이날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데 대한 집단 반발로 해석된다. 특히 김건희 특검에서 가장 먼저 반발이 불거진 이유는 3대 특검(내란·김건희·해병) 가운데 수사 범위가 가장 넓고, 일부 언론과 여당이 제기한 의혹까지 전방위적으로 수사하면서 검사들 불만이 누적됐다는 이야기가 특검 내부에서 전해진다. 검찰 한 관계자는 “친정(검찰)을 없애버린 정권이 요구하는 정치적인 수사를 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 아니겠느냐”며 “내란 특검과 해병 특검에서도 조만간 파견 검사들의 ‘원대 복귀’ 요구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수사권 뺏어놓고 특검 수사는 확대”

지난 6~7월에 수사를 개시한 3대 특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구속 기소하고,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에 대해 공소 취소를 한 후 국민의힘과 전 정부 인사에 대한 수사에 집중하고 있다. 내란 특검은 ‘12·3 비상계엄’ 해제 의결 과정과 관련해 당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조사를 앞두고 있고, 참고인 신분인 한동훈 전 대표 등에 대해서는 공판 전 증인 신문을 청구하는 등 압박을 이어갔다. 김건희 특검은 통일교 신도들의 국민의힘 집단 입당 및 당대표 선거 개입 의혹도 수사 중이다. 해병 특검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주호주 대사 임명과 관련해 조태열 전 외교장관, 심우정 전 검찰총장을 잇따라 소환 조사했다.

한 검찰 간부는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 조국 조국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 등을 수사할 때는 ‘정치 수사’라며 반발하던 민주당이 다수당이 되고 정권까지 차지하자 검찰을 아예 없애려고 하고 있다”며 “검찰의 수사권은 뺏으면서, 특검에 파견된 검사들에게는 야권을 겨냥한 수사를 확대하라고 하니 당연히 반발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의혹 다 수사한다는 김건희 특검

김건희 특검 파견 검사들이 가장 먼저 반발한 것과 관련해 법조계에서는 “무분별한 수사 확대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 여사 측근으로 불렸던 김예성씨가 설립에 관여한 IMS모빌리티 관련 수사가 대표적이다. 특검은 IMS모빌리티가 대기업과 금융권에서 받은 투자금 184억원이 김 여사에게 흘러들어갔을 가능성 등을 수사했으나 아직까지 김 여사 관련성은 밝히지 못했다. 해당 의혹은 한 언론이 특검 준비 기간에 처음 보도하며 제기했다. 특검 한 관계자는 “언론에 나오면 며칠 뒤 자동으로 압수 수색을 해야 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김건희 특검은 김 여사의 해군 함정 선상 파티, 서울 종묘 차담회, 비서관 자녀 학폭 무마 의혹, 대통령 전용기 민간인 탑승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언론과 정치권이 제기한 의혹을 다 수사하면 전 국민이 수사 대상이 될 것”이라면서 “‘검찰은 보완 수사권마저 뺏길 수 있는 상황인데, 특검에선 문어발식 수사에 기소, 공소 유지까지 다 해야 하는 게 맞느냐’고 파견 검사들이 토로하기도 했다”고 했다.

◇“특검·특검보와의 갈등도 반발 원인”

민중기 특검 및 특검보 4명과 파견 검사들의 갈등도 이날 검사들의 반발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검찰 한 관계자는 “주요 피의자 소환 통보, 인치 과정 등에서 파견 검사들이 소외되거나 특검보들이 제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내부 불만이 있다고 들었다”고 했다. 현직 차장검사는 “3특검에 파견된 검사만 110명이어서 일선에서는 미제 사건 처리가 이전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라며 “파견 검사들은 동료들 사이에서 ‘정권에 잘보이기 위해 특검에서 칼을 휘두르고 있다’고 눈총받는 걸 부담스러워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10일 여야가 특검 수사 기간을 연장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가 민주당이 하루만에 합의를 파기한 것도 파견 검사들의 반발을 샀다는 해석도 있다. 특검에 파견된 한 검찰 관계자는 “파견 검사들은 특검 수사기간 연장은 물론 수사 범위 확대에 반대하는 분위기가 있었고, 이런 분위기를 국회에 전달했는데 민주당이 국민의힘과 합의했다가 뒤늦게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특검 연장 등을 밀어붙이니까 불만이 커진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열어 검찰청 폐지 등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 공포안을 통과시켰다.

[유희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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