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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미세먼지, 성분까지 분석”…‘AI’가 건강 유해성까지 예측

헤럴드경제 구본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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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미세먼지, 성분까지 분석”…‘AI’가 건강 유해성까지 예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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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IST 환경·에너지공학과 박기홍 교수팀
- 초미세먼지의 유해성과 원인 진단·예측
·이번 연구를 수행한 박기홍(왼쪽) GIST 환경에너지공학과 박기홍 교수와  이승혜 박사과정 학생

·이번 연구를 수행한 박기홍(왼쪽) GIST 환경에너지공학과 박기홍 교수와 이승혜 박사과정 학생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내에서는 초미세먼지의 위험성을 주로 농도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농도뿐 아니라, 초미세먼지를 구성하는 유해 물질의 종류와 양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환경·에너지공학과 박기홍 교수 연구팀이 중국과 한국에서 수집한 초미세먼지(PM2.5)의 화학 성분과 산화잠재력(OP)*을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AI) 예측 모델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초미세먼지의 농도만으로는 인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는 점에 주목, 미세먼지가 체내에서 유발하는 산화스트레스 능력(산화잠재력)을 새로운 건강위험 지표로 활용했다.

초미세먼지의 유해 성분과 독성을 직접 측정하는 데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수년간 한국과 중국 등 국내외 도심과 농촌 지역에서 ▷농도 ▷화학 성분 ▷산화 독성(OP) 데이터를 동시에 수집해 AI 모델에 학습시켰다. 그 결과, 농도와 화학적 성분만으로 산화 독성을 가장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최적 모델을 선별했다.

특히 연구팀은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Explainable AI, XAI)’을 적용해 초미세먼지의 산화 독성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화학 성분을 규명했다.


그 결과 미세먼지를 구성하는 성분 중 ▷망간(Mn) ▷납(Pb) ▷구리(Cu) ▷아연(Zn) ▷수용성 유기탄소(WSOC)가 중요한 요인임을 밝혀냈다. 이 중 산화 독성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성분은 망간(Mn)이었으며, 그 뒤로 납(Pb), 수용성 유기탄소(WSOC), 구리(Cu), 아연(Zn)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XAI 분석을 통해 화학 성분 간 상호작용 효과도 규명했다.

설명가능 인공지능(explainable AI) 모델.[GIST 제공]

설명가능 인공지능(explainable AI) 모델.[GIST 제공]



예를 들어, 구리(Cu) 농도가 0.004㎍/㎥(마이크로그램/세제곱미터) 이상일 경우 수용성 유기탄소(WSOC)와의 상호작용에서 강한 길항 효과(antagonistic effect, 두 물질이 서로의 영향을 약화시키는 현상)가 발생해, 산화잠재력(OP) 증가가 억제되는 현상이 관찰됐다. 이는 기존의 통계학적 분석만으로는 밝히기 어려운 비선형적 상호작용(선형적인 비례 관계가 아닌, 복잡한 방식으로 나타나는 상호 영향)을 찾아낸 성과다.


이번에 개발된 AI 모델은 특정 국가나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환경에서 초미세먼지의 건강 위험성을 정밀하게 진단하고 변화 추이를 예측할 수 있어, 국민 건강 위험 예방과 정책 수립에 활용될 수 있다.

박기홍 교수는 “이번 연구는 미세먼지의 단순한 농도가 아니라 화학적 특성과 구성 성분 간 상호작용까지 고려한 정밀한 건강위험 평가 방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며 “대기오염 관리뿐 아니라 국가 정책 수립에도 과학적 근거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해저더스 머터리얼즈’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