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주민들은 회의적…"하마스가 받아들이지 않을 것"
이스라엘 "하마스 없이라도 진행돼야"…트럼프에 기대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가자지구에서의 이스라엘군 단계적 철수와 평화위원회 및 국제안정화군 설치 등을 제안하는 가자전쟁 종식안을 발표하고 있다. 2025.09.29. ⓒ AFP=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가자지구 전쟁 종식을 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평화구상이 공개되자 가자지구에서는 비현실적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이 주류를 이루는 분위기다. 반면 이스라엘에서는 '이번엔 다를지도 모른다'는 보다 낙관적인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가자지구 주민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평화 구상을 '조롱거리', '조작', '속임수'라고 부르며 전쟁을 끝내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가자지구 남부 알마와시의 임시 거처에서 지내고 있는 이브라힘 주데(39)는 이 구상이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하마스가 이 평화 구상을 결코 받아들이지 않을 것임을 알면서도 그런 조건으로 작성했다"며 "우리에게 그것은 전쟁과 고통이 계속될 것이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북부 가자지구 출신 아부 마젠 나사르(52)도 "이건 전부 조작"이라며 공식적 전쟁 종료 보장 없이 인질을 석방한다는 점에서 이 계획이 하마스를 속여 인질을 석방하게 한 뒤 아무런 평화를 주지 않으려는 술책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런 조롱거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하마스에 대해서도 "지금 이 협상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리든 이미 너무 늦었다. 하마스는 우리를 잃었고, 스스로 만든 홍수 속에 우리를 빠뜨렸다"고 불신을 드러냈다.
가자시티 출신 모하메드 알벨타지(47) 역시 "늘 그렇듯 이스라엘이 동의하면 하마스가 거부하고, 혹은 그 반대다. 이건 전부 게임일 뿐이며 대가를 치르는 것은 우리"라고 비관적으로 내다봤다.
그럼에도 일부 주민들은 "전쟁은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며 희망을 버리지 않으려 했다. 알마와시로 피신한 거리 상인 아나스 소루르(31)는 "이번에는 매우 낙관적"이라며 "신의 뜻이라면 우리의 고통과 괴로움을 잊게 할 기쁨의 순간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만나 가자지구 전쟁 종식안을 논의하기 위해 만나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고 있다. 2025.09.29.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
반면 이스라엘에서는 조심스러워하면서도 기대 섞인 반응이 주를 이뤘다.
하마스에 살해된 인질의 이모인 한나 코헨은 "조금 두렵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전보다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마스가 주도한 공격에서 부모를 잃은 갈 고렌도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듣고 매우 기뻤다"며 "우리가 이 전쟁을 끝내고 모든 인질을 집으로 돌려보내 달라고 외치는 소리를 그가 들었다는 것을 알게 되어 기뻤다"고 말했다.
텔아비브 출신 변호사 아비브(28)는 "하마스가 이 협정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이 협정은 하마스 없이 진행돼야 한다"며 "무장 세력이 미래를 가질 수 없는, 국제적으로 관리되는 팔레스타인 영토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에 따르면 하마스의 공격으로 이스라엘 주민 총 1219명이 사망했다. 이 과정에서 251명이 납치됐으며 이중 47명(사망 25명 포함)이 여전히 가자지구에 있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으로 6만6055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20개 항으로 구성된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 분쟁 종식을 위한 포괄적 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휴전, 하마스의 인질 석방, 하마스의 무장 해제, 이스라엘의 점진적 가자 철수, 그리고 임시 국제안정화군 배치, 트럼프가 이끄는 과도정부 설치 등이 포함된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은 지지한다고 밝혔으며 하마스는 아직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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