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거주민 정착 지원 담은 ‘가자평화구상’
팔레스타인인 이주 전제였던 ‘리비에라 구상’과 대조
트럼프, 네타냐후 전폭 지지보다 전통적 해법 선회
“이스라엘의 美동맹 카타르 폭격이 실책” 분석
팔레스타인인 이주 전제였던 ‘리비에라 구상’과 대조
트럼프, 네타냐후 전폭 지지보다 전통적 해법 선회
“이스라엘의 美동맹 카타르 폭격이 실책” 분석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2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오른쪽)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가자 평화구상에 이스라엘이 합의했다고 말했다.[UPI] |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트럼프 행정부가 29일(현지시간) 제시한 ‘가자 평화구상’은 이스라엘 연정 내 극우파들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까지 포함시킨 ‘전통적이고 주류적인’ 해법이란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가 전통적인 해법으로 돌아선 배경에는 이스라엘의 카타르 공습으로 인해 급변한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미국의 분위기도 바꿔놓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새로운 가자 평화구상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나 이스라엘 모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민간 정부를 구성해 기존 거주민의 안전을 보장하는 안이 핵심이다. 이는 팔레스타인 거주민의 이주를 추진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기존에 트럼프 행정부가 제시했던 ‘가자 리비에라’ 계획과는 크게 차별화된다. 가자 리비에라는 기존 거주민을 이주시키고 가자 지구에 휴양지를 개발한다는 계획이어서, 국제사회의 큰 비판을 받았다. 이는 이스라엘 연정 내 극우파들의 요구도 반영하지 않은 것이다. 극우파들은 가자 지구의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추방해 궁극적으로 이스라엘이 점령하는 안을 주장해왔다.
이 같은 전통적이고 주류적인 해법은 미국의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방증이다. 이스라엘의 입장에 치우쳤던 미국이 중간지대로 한 발 이동했다는 것이다. 이런 배경에는 이스라엘의 카타르 공습이 자충수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하마스 지도자들을 노린 이스라엘의 카타르 폭격은 네타냐후 정부의 중대한 실책이었다”고 지적했다. 카타르 폭격으로 중동 국가들을 자극했을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의 든든한 배경이었던 미국도 입장을 바꿀 수밖에 없도록 했다는 것이다. 카타르는 대규모 미 공군기지가 주둔한 곳으로, 미국은 이 기지를 발판삼아 이라크나 시리아 등 분쟁 국가 대상의 작전을 수행한다. 이란, 하마스, 탈레반 등 미국과 적대관계에 있는 단체나 국가에 대해서도 카타르를 통해 대화를 타진해왔다. 경제적으로도 미국에 중요한 파트너여서, 트럼프의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위코프를 비롯한 핵심 측근들이 미국과 카타르 간 사업을 정기적으로 논의할 정도다. 이런 위치의 카타르를 자극했으니, 미국도 예전처럼 이스라엘에 경도된 입장을 고수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카타르 공습은 아랍·무슬림 국가들도 ‘공동의 적’을 향해 뭉치게 했다. 수 년 전 카타르와 불화를 겪었던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도 공습 직후 긴급 회의와 유엔총회 등에서 카타르를 지지했다. 이 국가들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와 2기 시작 후 첫 국빈 방문을 한 곳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였다.
FT는 “네타냐후 정부는 바이든과 트럼프 행정부에서 모두 일방적인 군사 행동을 취한 후 백악관의 사후 승인을 받는 데 익숙해졌지만, 그 전략은 카타르에서 한계에 부딪혔을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분석은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기자회견 직전, 네타냐후 총리가 카타르에 직접 전화해 공습을 사과했다는 사실로도 뒷받침된다. 백악관은 기자회견 전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가 전화로 3자 회견을 했다고 밝혔다. 이 회견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알사니 총리에게 공습에 대해 사과한 것을 두고,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과를 요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