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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제품' 대신 '짱구 카페'를…더 젊어진 롯데백화점

비즈워치 [비즈니스워치 정혜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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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제품' 대신 '짱구 카페'를…더 젊어진 롯데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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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키네틱 그라운드' 잠실점에 오픈
K패션 소개하고 2030 겨냥 콘텐츠 실험까지


롯데백화점 잠실점 키네틱 그라운드. / 사진=롯데쇼핑

롯데백화점 잠실점 키네틱 그라운드. / 사진=롯데쇼핑


K패션과 콘텐츠의 만남

하이마트가 있던 롯데백화점 잠실점 2층이 인기 캐릭터 '짱구'와 K패션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 했다. 오는 26일 롯데백화점이 잠실점 2층에 정식 오픈하는 K패션 전문관 '키네틱 그라운드(KINETIC GROUND)'다. 키네틱 그라운드가 프리오픈 한 25일 오후 '스미코구라시' 매장 한켠에 찻집 형태로 꾸며진 공간에서는 젊은 고객들이 커다란 인형과 함께 인증샷을 찍고 있었다.

다른 한편에서는 굿즈를 한가득 담은 쇼핑백을 든 고객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매장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시시호시'에서 소품을 살펴보는 고객, 캐리어를 끈 외국인 고객도 볼 수 있었다. 다양한 취향, 다양한 연령층의 고객들이 찾는 공간으로 변모한 모습이었다.

롯데백화점이 두 번째로 선보이는 키네틱 그라운드는 5000㎡(1500평) 규모에 19개 브랜드가 입점한다. 명동점(1800㎡, 550평)의 2.7배에 달하는 규모다. 키네틱 그라운드 조성을 위해 롯데백화점은 지난 3월부터 약 6개월간 대대적인 공사를 진행했다. 기존의 하이마트 자리를 새롭게 단장하고 7층에 있던 영캐주얼 브랜드들을 재배치하는 작업도 병행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 키네틱 그라운드의 '리락쿠마 스미코구라시 플러스 바이 산엑스'와 '짱구 베이커리 카페'. / 사진=정헤인 기자 hij@

롯데백화점 잠실점 키네틱 그라운드의 '리락쿠마 스미코구라시 플러스 바이 산엑스'와 '짱구 베이커리 카페'. / 사진=정헤인 기자 hij@


윤창욱 롯데백화점 패션부문 영컬처팀 치프바이어는 "기존 하이마트는 전자제품을 구입하겠다는 목적을 갖고 찾는 고객들이 많은 공간이었다면 키네틱 그라운드는 롯데월드부터 롯데백화점, 서울스카이 등을 찾는 다양한 고객들을 흡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의 집합소로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키네틱 그라운드 잠실점의 가장 큰 특징은 1호점인 명동점과 달리 콘텐츠에 집중했다는 점이다. 명동점은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롯데면세점 바로 옆에 문을 연 만큼 글로벌 2030세대를 타깃으로 K패션을 소개하는 데 집중했다.

이와 달리 잠실점은 K패션을 포함한 라이프스타일, 캐릭터 등 다양한 콘텐츠를 소개하는 곳으로 방향을 틀었다. 2030 고객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은 '롯데타운 잠실' 상권의 특성을 반영한 결과다. 윤 치프바이어는 "명동점은 면세점 옆에 있다는 강점을 살려 K패션 위주로 구성했으나 잠실은 광역상권인데다 고객층도 다양하다"며 "이곳은 패션 플로어(층)라기보다는 '콘텐츠 플로어'에 가깝게 구성했다"고 말했다.


캐릭터까지

키네틱 그라운드 잠실점은 '마뗑킴', '더바넷' 같은 K패션 브랜드가 여전히 핵심을 이루면서도 타월 브랜드 '테토', 가방·캐리어 브랜드 '로우로우 등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도 다수 소개한다.

키네틱 그라운드 초입에 위치한 '키네틱 스테이지'는 팝업스토어 전용 공간으로 운영된다. 명동점이 K패션 중심 팝업을 운영한다면, 잠실점은 패션뿐만 아니라 IP나 아이돌 콘텐츠, 기프트 등 다양한 브랜드를 소개할 예정이다. 현재는 롯데백화점의 라이프스타일 큐레이션 편집숍 '시시호시'의 팝업스토어가 열리고 있다. 이후에는 테이블웨어 브랜드 '리이제', K패션 대표 브랜드 '마르디 메크르디'의 스포츠 라인 '마르디 메크르디 악티프'의 팝업스토어가 예정돼 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 키네틱 그라운드의 '테토'와 '시야쥬' 매장. / 사진=정헤인 기자 hij@

롯데백화점 잠실점 키네틱 그라운드의 '테토'와 '시야쥬' 매장. / 사진=정헤인 기자 hij@


또 새롭게 눈에 띄는 곳은 키네틱 그라운드 입구에 배치된 IP(지식재산권) 콘텐츠다. '리락쿠마 스미코구라시 플러스 바이 산엑스'의 국내 2호점과 전국 최초의 '짱구 베이커리 카페' 매장이 키네틱 그라운드 초입에 문을 열었다. 이 매장들에서는 키네틱 그라운드 잠실점에서만 만날 수 있는 한정판 굿즈를 선보인다.


특히 굿즈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캐릭터 세계관을 직접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공간도 조성됐다. 리락쿠마 매장에서는 찻집 콘셉트로 꾸며진 공간에서 스미코구라시 인형들과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짱구 베이커리 카페 역시 짱구 캐릭터를 입힌 음료, 베이커리 메뉴를 판매한다.

롯데백화점은 키네틱 그라운드의 IP 매장과 반대쪽 끝에 내년 초 무신사스토어를 오픈할 예정이다. 키네틱 그라운드 한가운데에는 다양한 K브랜드 매장들을 배치하고 양끝에서 리락쿠마, 짱구 매장과 무신사스토어가 '앵커' 역할을 하며 고객들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하게 된다.

2030 잡아라

롯데백화점이 키네틱 그라운드를 잠실까지 확장한 것은 명동점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오픈한 명동점은 외국인 고객 비중이 50%에 달할 정도로 글로벌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입점 브랜드의 만족도도 높다. 신규 고객을 얻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윤 치프바이어는 "키네틱 그라운드에서 소개하는 브랜드들은 성수동이나 한남동에 매장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성수, 한남과는 특성이 다른 명동 고객들에게 브랜드를 소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입점 브랜드들도 만족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최근 백화점업계는 차세대 소비층으로 떠오르는 2030 고객을 확보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2023년 센텀시티 지하 2층에 2030세대를 겨냥한 '하이퍼그라운드'와 '뉴컨템포러리 전문관'을 새롭게 조성했다. 이곳에서는 온라인으로만 상품을 판매하던 '포터리', '이미스' 등 국내 신진 브랜드의 백화점 첫 매장을 만날 수 있다. 주요 패션 브랜드들의 월 매출이 1억원을 넘을 정도로 인기다. 특히 신세계는 최근 센텀시티 리뉴얼을 통해 다양한 IP 콘텐츠도 확대했다. 부산 지역 최초로 선보이는 '헬로키티 애플카페', 국내 최초로 네이버 웹툰 IP 상품을 판매하는 '엑스스퀘어' 등이 대표적이다.

롯데백화점 잠실점 키네틱 그라운드 내 키네틱 스테이지에서 열린 '시시호시' 팝업스토어. / 사진=정혜인 기자 hij@

롯데백화점 잠실점 키네틱 그라운드 내 키네틱 스테이지에서 열린 '시시호시' 팝업스토어. / 사진=정혜인 기자 hij@


현대백화점의 더현대 서울은 이런 변화를 가장 먼저 추진한 백화점이다. 다양한 K콘텐츠를 선보이며 MZ세대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에게까지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더현대 서울의 전체 매출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4.6%에 달한다. 또 현대백화점은 MZ고객을 겨냥한 새로운 리테일 모델인 '커넥트현대'도 확대 중이다. 지난해 부산점을 커넥트현대로 리뉴얼 오픈한 데 이어 지난 6월 청주에 지역 특화 도심형 복합쇼핑몰 '커넥트현대 청주'를 선보였다.

롯데백화점 역시 추후 키네틱 그라운드의 확장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키네틱 그라운드는 실험적인 공간"이라며 "명동점, 잠실점의 성과를 우선 살펴본 후 검토를 거쳐 추가 키네틱 그라운드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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