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조윤정기자]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 출시 15년 만에 대규모 개편을 단행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카카오는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AI 기능을 탑재하고, 주요 탭을 전면적으로 개편해 ‘AI 대중화 시대’를 선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동시에 이용자들의 불편 호소가 이어지면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카톡에서 숏폼보고 SNS까지"…15년 만의 대규모 변신
카카오는 지난 23일 경기 용인시 카카오AI캠퍼스에서 개발자 컨퍼런스인 ‘이프카카오 25’에서 카카오톡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편을 주도한 홍민택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이날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불편 사항을 해소하고, 대화와 관계, 일상을 더욱 쾌적하게 만들고자 했다”라고 밝혔다.
◆"카톡에서 숏폼보고 SNS까지"…15년 만의 대규모 변신
이번 개편을 주도한 홍민택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이날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불편 사항을 해소하고, 대화와 관계, 일상을 더욱 쾌적하게 만들고자 했다”라고 밝혔다.
23일 오후부터 ▲지금탭·친구탭 개편 ▲채팅방 폴더 ▲메시지 수정 기능 ▲보이스톡 통화 녹음 및 요약등이 적용됐으며, 카나나 in 카카오톡(베타), 카카오톡 내 ChatGPT 적용, 채팅 미리보기 등 나머지 기능은 올 4분기까지 순차적으로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프로필'은 격자형 피드로 바뀌었다. 이용자가 내 프로필에서 ‘새 게시물’을 눌러 콘텐츠를 작성하면 프로필 홈 내 피드에 표시된다.
세 번째 탭은 기존 오픈채팅탭에서 ‘지금탭’으로 바뀌어 숏폼 영상 기능이 탑재됐다. 해당 탭에 들어가면 숏폼 영상이 자동 재생된다. 현재 카카오가 제휴를 맺은 다수의 크리에이터 및 MCN의 숏폼 영상이 온보딩돼 있으며, 광고 영상 또한 노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동 업데이트 차단 방법 알려달라"…사용자 불만에 주가도 '출렁'
이날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는 “눈 뜨자마자 친하지 않은 지인 사진을 봐야 한다니”, “오픈채팅을 보려고 들어가니 숏폼이 자동 재생돼 불편하다”, “메신저 앱에 소셜미디어 기능을 왜 넣었는지 모르겠다” 등 불만이 잇따라 올라왔다.
전문가들 또한 급격한 개편으로 사용자 반발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첫 번째 탭의 활성화는 카톡 주요 이용자의 연령대가 글로벌 SNS 플랫폼의 타깃층인 10~20대가 아니기에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인스타그램은 이용자가 내 관심사를 기반으로 피드를 탐색하지만, 카카오톡은 저장된 친구 대부분이 관심보다는 필요에 의해 저장된 인간관계라는 차이점이 있다”며 “카카오톡 이용자가 다른 소셜미디어(SNS)처럼 관심을 갖고 해당 피드들의 콘텐츠와 광고를 소비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신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그는 “관심이 적은 사람들의 일상이 지속해서 노출되는 점에 대해 사용자 피로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 기대감이 컸던 만큼, 개편안 공개 직후 카카오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25일 오전 11시 30분 기준 카카오 주가는 6만2900원으로, 개편 전날인 22일(종가 6만7000원)보다 6% 하락했다. 다만 전일 대비 0.16% 상승하며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체류시간 늘리고 광고 다각화…증권가 "두마리 토끼 닺 잡은 개편" 기대감↑
증권가가 특히 주목하는 부분은 체류시간 증가에 따른 광고 수익 증대다. 현재 카카오톡 이용자의 일평균 체류시간은 22분 수준으로, 글로벌 SNS 대비 낮은 편이다. 증권가는 이번 개편을 통해 피드 및 숏폼 콘텐츠 소비가 늘어나며 체류시간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남효진 SK증권 연구원은 "금번 카카오톡 개편은 메신저 이용을 편리하게 만드는 기능을 다수 추가하며 유저들의 편의성을 개선시킴과 동시에 유저 수 대비 크게 낮았던 광고 매출을 부스트(boost) 시킬 수 있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개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지금까지 카카오톡 내 광고 상품이 단순 DA에 그쳤다면 숏폼 지면을 통해 전면형 동영상 광고 추가 등 광고 상품 및 형태 다양화 기대. 광고 시장 내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수익화의 가장 가시적인 부분은 지면 변화에 따른 광고"라며 "10억원 수준인 카카오톡 광고 일매출이 오는 2027년 20억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이며 이 중 절반은 숏폼이 있는 세 번째 탭에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오늘 10일 도입 예정인 오픈 AI의 챗GPT를 활용한 온디바이스 기반 AI 에이전트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카카오는 컨퍼런스에서 다양한 자사 서비스와 연결되는 ‘카카오 에이전트’를 통해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준호 연구원은 "글로벌에서도 퍼플렉시티, ChatGPT 등이 AI 에이전트를 위해 결제 내재화, 페이팔 연동 등 갖춰가고 있는 단계에서 카카오톡의 이번 AI 에이전트 탑재는 그 시작점"이라며 "향후 고도화에 따라 점진적으로 AI 에이전트로써 트래픽 확보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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