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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유엔총회서 기계 고장 잇따르자 "3중 사보타주" 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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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유엔총회서 기계 고장 잇따르자 "3중 사보타주" 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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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자막기 조작은 백악관 직원이 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제80차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욕=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제80차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욕=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뉴욕 유엔총회 연설 도중 에스컬레이터와 프롬프터(자막기), 음향기기 등 기계 고장이 잇따르자 의도적인 '사보타주(비밀 파괴 공작)'라고 주장하며 공식 조사를 요구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에 "유엔에서 어제 정말 부끄러운 일이 벌어졌다"며 “이건 우연이 아니었다. 유엔에서 벌어진 '3중 사보타주'였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서 전날 자신의 유엔본부 방문 및 총회 연설 때 벌어진 일들을 설명했다. 먼저 총회장에 올라가기 위해 탄 에스컬레이터가 갑자기 멈춰 섰고, 자신과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다칠 뻔했다고 전했다. 그는 '유엔 직원들이 에스컬레이터를 끄는 농담을 했다'는 하루 전 영국 매체 보도 내용을 언급하며 "이를 저지른 자들은 체포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을 시작할 때는 자막기가 고장 났다며 "완전히 캄캄했다. 나는 즉시 '와우, 첫 번째 에스컬레이터 사건에 이어 이제는 자막기 고장이다. 여기는 어떤 곳이지'라고 생각했다"고 적었다. 그는 "세 번째로, 연설을 마친 후 나는 연설 음향이 완전히 끊겼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연설 후 멜라니아 여사가 자신에게 "한마디도 못 들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편지 서한 사본을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낼 것이며, 즉각적인 조사를 요구한다”며 “유엔이 존재 이유대로 역할을 하지 못한 이유가 분명하다"고 밝혔다.

다만 AP통신은 의도된 공작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는 달리, 이 같은 해프닝은 행사를 준비하던 백악관 직원들의 탓이 크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유엔 관계자는 AP에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때 자막기를 작동시키고 있던 쪽은 백악관 측이었다”고 전했다.


앞서 스테판 두자릭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도 에스컬레이터가 갑자기 멈춘 것은 트럼프 대통령보다 먼저 위쪽으로 올라가 있던 미국 대표단 소속 영상 촬영 담당자가 에스컬레이터 상단의 운행 정지 장치를 작동시켰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김현우 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