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무형문화유산(전) 二九 목조각장 허길량 개인전

[남궁 은 기자] (문화뉴스 남궁 은 기자)

국가무형문화유산(전) 목조각장 이구(二九) 허길량 선생의 네번째 개인전이 오는 10월 15~21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1층 세종미술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박달다듬이목과 소나무에서 깨어난 비천(飛天)'이다. 허길량 장인이 평생을 바쳐 다듬어온 불교 목조각의 정수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목조 비천상 20여 점을 비롯해 미륵반가사유상, 보살상, 삼신불 등 30여 점의 작품이 공개된다.

그야말로 반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장인의 혼과 땀이 응축된 결정체다. 허 장인은 15세에 조각도를 잡은 뒤 57년 동안 불교 목조각에 매달려온 인물이다. 오대산 중대보궁을 비롯해 전국 사찰의 불상 제작에 참여하며 "천하제일 목조각장"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그의 작업은 단순한 공예를 넘어선다. 은사 서수연, 이인호 우일스님들의 가르침 아래 불교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불상은 보는 것이 아니라 읽어야 한다"는 정신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전시작품 가운데는 오래된 박달나무와 소나무에서 생명을 불어넣은 비천상들이 중심을 이룬다. 전시 주인공인 허길량 장인은 "불상은 읽어야 하는 것"이라며 "이번 전시가 관람객에게 불교미술의 참뜻을 나누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전시장을 찾는 관람객은 마치 고대 벽화 속 하늘을 나는 선인들을 눈앞에서 마주하는 듯한 감흥을 느끼게 될 것이다. '법신, 보신, 화신'의 세계를 조형적으로 풀어낸 미륵반가사유상과 장엄한 보살상들도 허 장인이 추구하는 조형미와 그의 정신세계를 보여준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진우 스님은 "허길량 장인이 일평생 쌓아온 부처님 조각의 기량이 집약된 전시"라며 "많은 이들에게 부처님의 마음을 함께 느끼고 나눌 인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교흥 위원장도 축사를 통해 "이번 전시는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책무를 일깨우는 자리"라며 "박달다듬이목에 담긴 사연과 목조각 예술의 지평을 넓히는 계기"라고 평가했다.

허 장인의 이번 전시는 단순한 작품 나열이 아니라, 불교 목조각의 역사와 장인정신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기회다. 또한 전통 목조각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성찰하게 하는 현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화뉴스 / 남궁 은 기자 press@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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