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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법인설립으로 트럼프 리스크 줄일수 있죠

매일경제 이윤식 기자(leeyunsik@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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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법인설립으로 트럼프 리스크 줄일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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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호텔에서 열린 '중기 미국 진출 전략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 둘째부터 강동한 한호산업 대표, 황병구 미주한인상공회의소총연합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바니 리 한미은행장, 박기홍 허브인터내셔널 보험 회장.  중기중앙회

24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호텔에서 열린 '중기 미국 진출 전략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 둘째부터 강동한 한호산업 대표, 황병구 미주한인상공회의소총연합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바니 리 한미은행장, 박기홍 허브인터내셔널 보험 회장. 중기중앙회


"미국 현대자동차 조지아공장 구금 사태 이후 더 이상 연락사무소와 ESTA 비자를 통한 경영 활동이 어렵다고 판단한 고객 기업이 늘고 있습니다. 현지 법인을 세우면 집단소송 법률 리스크를 경감할 수 있습니다(스콧 리 LBBS 로펌 파트너 변호사)."

한국 중소기업들이 미국 시장에 진출할 때는 현지 법인 설립 여부, 주(州)별 노동법과 세제 차이, 금융거래 절차, 이민법 대응 등 전방위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왔다. 24일 중소기업중앙회는 제주 롯데호텔에서 '중소기업 미국 진출 전략 세미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이번 세미나는 '2025 중소기업 리더스포럼'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행사에는 김기문 중기중앙회장과 황병구 미주한인상공회의소총연합회장을 비롯해 업종별 중소기업 대표 200여 명이 참석했다. 주제 발표에는 바니 리 한미은행장, 박기홍 허브인터내셔널보험 회장, 스콧 리 LBBS 로펌 파트너 변호사 등이 나섰다.

스콧 리 변호사는 "과거에는 연락사무소나 브랜치 오피스를 통해 간접적으로 미국 시장에 접근하는 사례가 많았지만 현재는 미국 법인을 설립하는 방식이 많이 검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그동안 미국 진출 기업들이 회사법만 고려하고 이민법은 소홀히 다뤘다"며 "앞으로는 이민법 전문 변호사와 상담을 통해 인력 운용과 체류 전략까지 사전에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한국 기업이 미국에서 연락사무소 형태로 운영하면 미국에서 집단소송이 제기될 경우 한국에 있는 본사까지 소송이 번질 위험이 있다"면서 "미국 내 법인을 설립하면 법적 책임이 현지에서 끝나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훨씬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연방제 국가로 주마다 세법과 노동법이 달라 입지 선정 단계부터 전략이 필요하다. 스콧 리 변호사는 "캘리포니아는 고용주와 노동자의 책임이 각각 50%일 때 고용주가 패소한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노동법이 고용주에게 불리하게 적용되는 경향이 있다"며 "세제 부문에서는 텍사스·플로리다가 소득세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바니 리 행장은 "한국 기업들이 처음 미국에 진출할 때 가장 당황하는 것은 금융거래 관행의 차이"라며 "한인계 은행은 미국 진출 기업의 한국 모기업 실적과 재무 상태를 함께 심사하기 때문에 초기 거래 진입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고 말했다. 한미은행은 미국 9개 주에서 35개 지점을 운영 중인 자산 7억6000억달러 규모의 한국계 은행이다.


중소기업으로서는 한미은행과 같은 커뮤니티 은행을 활용하는 것이 소통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통상 미국 내 대형 은행은 연 매출 5000만달러 이하 기업을 소기업(Small Business)으로 분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한국 중소기업이 대형은행에서 전담자를 배정받기는 어렵다. 바니 리 행장은 "한미은행 등 한인계 커뮤니티 은행을 활용하면 각 기업 전담자에게 신속한 응대를 받을 수 있다. 2023년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때는 '24/7(일주일 내내 24시간)' 응대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2016년 미국 디트로이트에 현지 법인을 세운 자동차 부품 기업 한호산업의 강동한 대표는 "현지 법인을 세운 뒤 미국 고객사들의 신뢰도가 확 높아졌다"면서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미국이 거대한 시장인 만큼 현지 법인을 세우는 것도 적극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서귀포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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