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주식 51% 해당 대규모 증자
한앤코, 청약대신 권리처분 가능
한앤코, 청약대신 권리처분 가능
자동차 공조 시스템 업체 한온시스템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예고하자 2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 행보에 주목되고 있다.
지난해 한국앤컴퍼니그룹에 경영권 지분 일부를 넘기면서 주주로만 남아 있어 증자 청약에 참여할 유인은 떨어진다. 한온시스템은 한앤코에 배정될 신주에 대해 실권을 피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온시스템은 올 연말까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으로 최대 9000억원 조달을 계획 중이다. 발행주식의 51%에 달하는 신주를 찍는 대규모 증자다. 시가에 15%를 할인해 오는 12월 16일 최종 발행가를 결정하므로 주가 흐름에 따라 최종 조달 금액이 결정된다.
전날 한온시스템 종가는 직전일 대비 약 3% 하락한 3175원을 기록했다. 24일 프리마켓에서도 약 3% 하락한 3000원 초반대에 거래를 시작했다.
실권주가 발생하면 이번 증자를 주관하는 NH투자증권이 모두 인수하므로 자금 조달의 안정성은 확보하고 있다.
다만 구주주 가운데 청약 수요에 공백은 확인된다. 2대주주가 단순 재무적투자자(FI)인 한앤코인 탓이다. 한앤코는 2015년부터 한온시스템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다 지난해 한국앤컴퍼니 그룹에 경영권 지분 일부를 처분했다. 이후 이사회에도 참여하지 않으며 한온시스템 운영에서 손을 뗀 상태다.
우리사주조합에서 소화될 신주를 고려하지 않고 증자 비율을 단순 가정하면 한앤코에는 약 17%의 신주가 배정된다. 잠재 발행가 기준 1557억원 규모다.
한앤코는 내부적으로 유상증자 참여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12월 초로 예정된 신주인수권증서 거래 가능 기간에 장내 처분할 개연성이 있다. 주관사 측에서 별도로 투자자를 물색해 한앤코 몫을 넘겨 실권 부담을 덜어낼지도 관전포인트다.
한앤코는 10년 전 미국 포드자동차의 부품 계열사 비스테온이 소유하던 한온시스템의 지분 50%를 약 2조7512억원에 사들였다. 당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도 20%를 1조819억원에 인수하며 전략적투자자(SI)로 함께 했다. 양사는 한때 한온시스템 지분 공동 매각을 추진하기도 했으나 거래가 성사되진 않았다. 작년에 한앤코는 보유 지분 중 약 25%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에 넘기며 지분 소유 구조가 변경됐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한온시스템 구주 인수에 1조2160억원을 투입하고 6000억원 규모 증자를 통해 한온시스템 지분 54.8%를 소유 중이다. 이번 유상증자에 100% 참여를 예상하면 추가로 3944억원을 마련해야 한다.
한앤코는 한온시스템 유상증자가 종료되면 지분율은 기존 21.6%에서 약 14%로 희석된다. 보유 지분 가운데 약 40%에 대해서는 최대주주에 매수청구권(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해당 권리는 2027년 1월에 도래하는 만큼 당분간 추가로 투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심아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