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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우리들의 발라드'가 기분 좋은 첫 출발을 알렸다. 1020 세대의 감성으로 재해석된 추억의 가요들은 세대를 불문하고 감동을 선사했다.
23일 첫 방송된 SBS '우리들의 발라드'에는 본선 1라운드 무대들이 공개됐다.
무대 공개에 앞서 전현무, 정재형, 차태현, 추성훈, 박경림, 대니 구, 정승환, 크러쉬, 그룹 오마이걸 미미가 심사위원으로 등장했다. 전현무는 MC이자 심사위원으로서 함께 했다.
1라운드 주제는 '내 인생의 발라드'로, 탑백귀 150명 중 100명 이상에게 표를 받아야 다음 라운드로 진출할 수 있었다.
첫 번째 참가자는 카이스트 재학생인 20세 이준석으로, 그는 과학고를 조기 졸업하고 카이스트 음악 동아리에서 활동 중이었다. 특히 "과학고는 일정 성적이 넘으면 조기 졸업이 가능하다. 고등학교 3학년 나이에 입학했다. 제가 저희 과 막내"라고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정재형이 페퍼톤스를 아는지 묻자 이준석은 "저희 동아리 선배님"이라고 답했다. 음악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 "원래 꿈은 프로그래머였는데 지금 더 하고 싶은 건 노래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015B의 '텅 빈 거리에서'를 불러 102표를 받고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다.
고(故) 김광석 모교에 재학 중인 17세 이지훈은 "김광석을 사랑해서 학교까지 따라갔다"며 "꿈이 음유시인이다. 그래서 학교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또한 "초등학교 6학년 때 김광석거리에 가서 베스트 CD를 샀다"며 "사춘기 내내 들었다. 모든 노래, 가사를 외울 정도로 좋아했다"고 말했다.
다만 김광석을 흉내 내고 싶진 않다며 "자작곡도 많이 만들고 있다. 나중에는 소극장에서 공연하는 게 목표다. 저는 눈 보면서 부르는 게 좋다"고 전했다. 어머니가 카자흐스탄 사람이라는 이지훈은 "제 이국적인 외모가 관객들의 몰입을 방해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이후부터 브라운 계열의 옷만 입는다"고도 했다.
이지훈은 짙은의 '해바라기'를 선곡했다. 그의 노래를 들은 정재형은 깜짝 놀라며 "1960~70년대 활동하시던 분들의 음악이 떠올랐다. 마음 속 깊이 가사를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이미 완성됐나란 생각이 들 정도로 음악이 좋았다. 여기서 찾고 싶던 사람이 이런 사람인가 생각했다"고 평했다. 반면 차태현 등은 김광석의 모창이 중간중간 들렸다며 반대되는 의견을 냈다.
고등학교 3학년 송지우는 이은하의 '미소를 띄우며 나를 보낸 그 모습처럼'을 선곡했다. 특히 1절이 끝나기도 전에 100표를 넘기며 일찌감치 합격을 거머쥐었다. 노래가 모두 끝난 후에는 총 150표 중 143표를 받아 만장일치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
크러쉬는 송지우의 무대에 "지금까지 무대 중 제일 좋았다"고 평했고, 추성훈은 "이 노래 진짜 좋다. 자기 노래인 것 같았다"고 극찬했다. 대니 구는 "노래 안에서도 서사가 느껴졌다. 그리고 처음으로 가사가 들렸다. 가사가 와닿아서 첫 소절 듣자마자 눌렀다"고 밝혔다.
네 번째 참가자인 21세 민수현은 박상민의 '하나의 사랑'을 선곡했다. '하나의 사랑'은 과거 추성훈이 부른 노래로 잘 알려진 곡이다. 민수현은 "이 곡은 아버지께서 대학생 시절에 친구분들이랑 자주 부르셔서 알고 있는 노래였다"며 "원곡만큼 유명한 버전이 추성훈 님 버전이라서 많이 듣고 왔는데 이 자리에 계실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민수현은 건반을 치며 노래를 불렀고, 100표를 받아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정재형은 "전현무 씨와 '피아노가 위험하다'란 얘기를 했다. 편곡의 설정이 확실하지 않으면 피아노가 좋지 않은데, 전주를 듣는 순간 '뭐야?'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민수현의 피아노 전주를 다시 듣고는 "피아노 라인들이 심상치 않고 그 라인들을 꽤나 정성 들여 만들었던 것 같다. 편곡 이유가 보여서 바로 합격을 눌렀다"고 밝혔다.
아쉽게 탈락한 참가자도 있었다. 기타리스트인 아버지와 함께 찍은 영상으로 조회수 547만 뷰를 기록한 23세 조은세는 빅뱅의 '이프 유(IF YOU)'를 선곡했다. 하지만 합격을 위한 100표를 단 2표 차이로 넘지 못해 탈락했다.
차태현은 "너무 많이 보는 그림이더라. 유튜브나 다른 곳에서도 너무 많이 본 그림이다"라며 "하지만 취향 차이지 실력은 나무랄 데가 없다"고 평했다. 정재형은 "저는 정말 좋았다. 하지만 대중에게 더 많이 닿야아 하는 게 우리의 직업이다. 조금 아쉬운 마음도 있지만 은세 씨는 길게 음악을 할 사람으로 보이니까 음악을 하면서 나오는 작은 언덕들에 꺾이지 마라. 넘어가야 한다"고 전했다.
그밖에도 성악가 집안의 막내인 20세 홍승민은 100표를 받아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으며, 음악 시작 4년 차라는 21세 천범석은 정승환의 '제자리'를 선곡해 총 130표를 얻어 다음 라운드로 향했다.
특히 정승환은 천범석에게 "저는 이 노래 피아노 치면서 못 부른다. 온전히 노래에만 집중해서 불러도 굉장히 까다로운 곡이라서다. 처음에는 이 사람은 어떻게 해석해서 부를까 했는데 어느 순간 '내 노래가 맞았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저와는 다르지만 좋게 잘 해석하신 것 같다. 제 노래를 저보다 잘 불러 주셔서 감사하다"라고 극찬했다.
마지막으로 19세 제주 소녀 이예지는 임재범의 '너를 위해'를 선곡했다. 이예지는 '너를 위해'를 선곡한 이유로 택배 기사인 아버지 차를 타고 등교하던 기억을 떠올렸다고 설명했다.
그의 꾸밈 없는 노래를 들은 차태현은 오열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차태현은 "예지야, 너 대박이다"라며 "운전하는 아빠가 떠올랐다. 그 아빠 모습이 나다. 우리 딸도 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까. 눈물 참느라 미치는 줄 알았다"고 전했다.
이예지는 총 150표 중 146표로 이날 참가자들 중 최다표를 얻어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다.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ent@sto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