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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3500억달러 투자시 외환위기 직면”…우려 커지는 산업계

매일경제 한수진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han.suj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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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3500억달러 투자시 외환위기 직면”…우려 커지는 산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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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근로자 체포·구금 이후 대미 신규 투자 위축
한국, 일본과 경제규모 큰데…비슷한 조건 요구
“미국, 한국과의 경제협력 위한 태도 고민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공동취재]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공동취재]


미국 조지아주 현대자동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300명 이상의 근로자가 미국 이민당국에 의해 체포·구금됐던 사태 이후 대미 신규 투자에 대한 국내 산업계의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미 투자 대신 미국 측 요구액인 3500억달러를 관세 보조금 등 우리 기업 지원에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23일 산업계에 따르면 이번 한미협상의 가장 큰 문제점은 미국이 한국에도 경제규모 격차가 큰 일본과 비슷한 조건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한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대미 관세율이 0% 수준이었음에도 지난 20년간 대미 누적흑자는 일본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국내총생산(GDP)에서도 큰 차이가 난다. 일본의 GDP는 지난해 기준 4조2000억달러로 한국(1조8000억달러)의 약 2.3배 수준이다. 정부 예산 규모도 일본은 1조2000억달러로 한국(5000억달러)과 격차가 상당하다.

인구 규모도 한국(5160만명)은 일본(1억2000만명)의 절반도 되지 않아 1인당 대미 투자금액 부담 비중이 한국 6776달러, 일본 4458달러로 차이가 크다.


특히 한국의 외환보유고 규모도 4160억달러로 1조3000억달러인 일본의 3분의 1 수준이다.

달러 유출…국가신용등급 하락·외환위기 촉발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다. [사진 = 연합뉴스]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이에 대미 투자로 달러 유출시 국가신용등급 하락이나 외환위기 촉발 등의 리스크가 따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측 요구액인 3500억달러가 우리 외환보유액의 84%에 달하는 만큼 유출시 IMF 등이 제시한 권장보유액(4000억달러)의 20% 이하로 하락하기 때문이다.


반면 일본 측이 요구받은 투자액 5500억달러는 일본 외환보유고의 42% 수준이고, 엔화는 기축통화로서 안정성을 보유하고 있어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

더욱이 한국은 일본과 달리 미 연방준비제도(Fed)와 무제한 통화스와프 협정이 미체결 되어있는 등 외환 충격에 대한 보호장치가 없어 더욱 취약하다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비자 문제 등으로 기존 사업 진행이나 대미 신규 투자에 대해 많은 우려를 하고 있다”며 “미국이 한국과의 경제협력을 위해 어떠한 태도를 보여줘야 할 것인지 고민해 봐야한다”고 했다.


한편 한국은 비관세장벽 해소와 관련해 △미국 자동차 안전기준 동등성 인정 상한 폐지 △망사용료·온플법 관련 미국 기업 비차별 대우 등 미국측의 요구를 이미 상당수 수용했다.

구매·기업투자 부분에서도 △LNG·원유 등 에너지 1000억달러 구매 약속 △대한항공의 보잉항공기 103대 구매 계약 △트럼프 임기 내 1500억달러 규모 투자 계획 등을 발표한 상태다.

USTR(미국 무역대표부)도 통상 분야에 있어 한미간 협상이 합의에 근접했다고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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