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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35주년에도 현재 진행형 '발라드 황제'…신승훈 "은퇴는 없다, 대신 아름답게 하강"(종합)

스포츠조선 정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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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35주년에도 현재 진행형 '발라드 황제'…신승훈 "은퇴는 없다, 대신 아름답게 하강"(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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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도로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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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데뷔 35주년을 맞은 '발라드 황태자' 신승훈이 은퇴 대신 '아름다운 하강'을 택하겠다고 선언, 여전히 현재진행형 가수로 존재감을 증명했다.

신승훈은 22일 서울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에서 정규 12집 '신시얼리 멜로디즈' 간담회를 열고, 새 앨범을 소개하며 데뷔 35주년의 소회를 밝혔다.

이번 신보 '신시얼리 멜로디즈'는 신승훈이 데뷔 35주년을 기념해 약 10년 만에 선보이는 정규 앨범이다. 신승훈이 정규 앨범을 선보이는 건 지난 2015년 10월과 11월 각각 파트1과 2로 나누어 공개한 정규 11집 '아이엠...&아이엠' 발매 이후 약 10년 만이다.

신승훈은 "35주년이라고 리메이크 앨범을 내거나 과거의 영광을 끄집어내 기념하고 싶지 않았다. 11곡의 신곡으로 꽉 채워 아직도 현재진행형 가수라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 내일 공개되는데 설레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번 앨범은 '마음으로부터 완성된 멜로디'라는 뜻의 제목처럼, 전곡을 직접 프로듀싱하고 작곡하며 진정성을 더했다. 신승훈은 "3년 전부터 기획하고 준비했다. 원래는 집에서 곡을 썼는데 나이 때문인지 집에서 잘 안 나오더라. 그래서 제주, 가평 등 펜션으로 송캠프를 자주 갔다. 술 먹고 연애편지 썼다가 다음 날 찢는 느낌처럼, 객관적으로 서울에서 모니터했다"며 웃었다.

이어 "전곡이 타이틀곡이 될 수 있도록 썼다. 앨범이라는 것이 사라지는 시대라 아쉽지만, 싱어송라이터로서 전곡을 작곡하고 프로듀싱한 이번 정규 앨범은 제겐 특별하다. 이번 앨범을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썼다. 예전엔 '보이지 않는 사랑'을 10분 만에 썼는데 이제는 무뎌져서 그렇지 못하다. 가사를 쓰다 보면 등이 아플 정도"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사진 제공=도로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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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앨범에는 더블 타이틀곡 '너라는 중력'과 '트룰리'를 포함, '쉬 워즈', '러브 플레이리스트', '별의 순간', '이별을 배운다', '끝에서, 서로에게', '그날의 우리', '위드 미', '어바웃 타임', '저 벼랑 끝 홀로 핀 꽃처럼' 등 총 11개 트랙이 수록됐다.

신승훈은 "그간 사랑과 이별을 주로 노래해왔다. 일종의 사랑과 이별의 메신저 역할을 한 셈이다. 하지만 이제는 가을을 넘긴 나이가 됐으니, 사랑뿐 아니라 사람과 우정, 삶, 엄마 같은 주제도 꺼내봤다. 그래서 감회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타이틀곡 '트룰리'에 대해 그는 "3년 전부터 제목을 생각했다. 치열하게 사는 분들에게 위로가 되길 바랐다. 울고 싶을 때 감정을 건드리고 다독여주는 노래다. 35년 된 신승훈 발라드는 이런 멜로디여야 한다고 느꼈다"고 소개했다.


또 다른 타이틀곡 '너라는 중력'은 "소소한 이별 이야기가 아니라, 사랑은 중력이라 어쩔 수 없다는 내용이다. 모티브를 우주로 잡아 록적인 느낌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선공개곡 '쉬 워즈'는 배우 문소리가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며 화제를 모았다. 신승훈은 "문소리 씨 명연기에 너무 감사드린다. 대본을 직접 썼는데, 많은 분들이 눈물을 흘렸다고 하더라"며 "그래서 '너라는 중력' 뮤직비디오 대본도 제가 직접 써봤다"고 덧붙였다.

후배 가수들과의 일화도 공개했다. 그는 "며칠 전 '불후의 명곡'을 찍었는데 후배들이 너무 반가워하더라. 기다리게 했던 건 아닌지 미안했다. 대기실에 와서 '사진 같이 찍자, 번호 달라'고 하는데, 내가 너무 동떨어져 살아온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사진 제공=도로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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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라드 황태자'로 불리며 세대를 아우른 그는 최근 K팝의 위상과 발라드의 현 위치에 대해서도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신승훈은 "요즘 발라드는 대화할 때 흐르는 BGM처럼 됐다. 그래도 관통하는 힘이 있다. 발라드는 스탠더드처럼 남을 것이다"라며 "K팝 아이돌 시장은 거품이 아니다. 발라드가 K팝처럼 치고 나가는 건 아니지만, 그 자리에 있으면 된다. 그러다 보면 발라드가 다시 보일 것이다. 가을·겨울엔 여전히 발라드가 필요하다. 그 역할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또 "K팝이 없던 시절, 일본 레코드 가게에서 제 앨범이 '인도 음악' 옆에 꽂혀 있었다. 지금은 K팝 코너가 따로 생겼고, 이렇게 커졌다. 놀랍다"며 감탄했다. 이어 "이제는 음악인들이 장르적으로 더 노력해야 한다. 쏠리는 구조 속에서도 좋은 음악은 반드시 살아남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사진 제공=도로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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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발라드 황제' 신승훈은 여전히 무대에서 '좋은 음악'을 부른다. 11월 1일에는 데뷔일에 맞춰 서울에서 단독 콘서트를 연다. "11월 1일은 제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날"이라며 "사실 11월 1일에 유재하 선배님이 돌아가시고, 제가 1990년 11월 1일에 데뷔했다. 그런데 제가 데뷔하는 날 김현식 선배님이 돌아가셨다. 제 데뷔일에 사랑하는 두 분이 돌아가셨다"며 데뷔일과 관련 일화를 먼저 들려줬다.

그러면서 "그 날짜가 저에게 중요하다. 저희 팬들에게는 11월 1일만 되면 축제다. 그날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것보다는, 35주년에 콘서트하고 싶었다. 마침 공휴일이라 꼭 하고 싶었다"고 의지를 다졌다.

이어 "이번 무대는 총망라한 공연이 될 것이다. 1994년 이후 제 콘서트 영상을 다 보며 가장 사랑받았던 무대로 꾸몄다. 처음 오시는 분들도 다 아실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무대에 다시 서는 이유에 대해서도 진심을 전했다. 신승훈은 "예전엔 TV만 틀면 제가 나왔지만, 지금은 많이 멀어졌다. 이번엔 다시 가까워지고 싶다. 그렇다고 억지로 막 노력하기보다는 내 노래를 추억하는 분들과 함께하고 싶다. 가수는 말보다 노래로 앞서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런가 하면, 공교롭게도 90년대를 풍미했던 또 다른 '국민가수' 김건모도 오는 27일 부산 공연을 시작으로 6년 만에 무대에 선다. 임재범 역시 40주년을 맞아 활동을 이어가고 있어, 1990년대를 대표했던 스타들의 귀환이 잇따르고 있다.

신승훈은 "둘이 짠 거 아니냐고 하더라. 다들 '신승훈-김건모, 김건모-신승훈'이라고 했는데, 이번에 또 이렇게 나오게 됐다. 여기에 임재범 선배님도 나오시고, 90년대 가수들이 나와서 고무적이고 반갑다. 다들 라이벌 관계 아시지 않느냐. 남진 선배님, 나훈아 선배님. 그리고 H.O.T. 있으면 젝스키스 있고, S.E.S. 있으면 핑클도 있었다. 계속 그런 게 있었으면 한다. 누군가가 계속 경쟁하고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라이벌들의 귀환 속, 신승훈도 여전히 무대 위에서 '현재 진행형'임을 증명한다. 끝으로 신승훈은 "이문세 형님이 '조용필 형님이 은퇴 공연은 안 했으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저도 그렇다. 저는 은퇴를 못 한다. 늘 '녹슬어 없어지는 게 아니라 닳아 없어지는 가수가 되겠다'고 말해왔는데, 이제는 정말 닳은 것 같다. 그래도 이번 앨범을 냈으니 닳지 않았다고 해주더라. 그렇다면 학처럼 길게 날개를 펼쳐 아름답게 하강하겠다. 그럴려면 음악을 계속 하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신승훈은 23일 오후 6시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정규 12집 '신시얼리 멜로디즈'를 발매한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