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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률형아이템, 버릴 때도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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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률형아이템, 버릴 때도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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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우(項雨)는 서초(西楚)의 폐왕이었다. 그 누구도 그의 힘과 권력을 넘보지 못했다. 그와 견주어 대적할 이는 고작 한고조의 유방(劉邦) 뿐이었다. 하지만 손에 쥔 권력으로 보면 유방은 한참 아래였다. 그러나 천하의 패권을 두고 겨룬 싸움에선 유방에게 패하고 말았다. 항우의 패전 원인은 자신을 과신한 나머지 주변의 간언을 듣지 않고 오로지 쥐려고만 했고, 유방은 반대로 쥐려하지 않고 버리려고 했기 때문이다. 그 미세한 틈바구니 속에서 승패가 갈린 것이다.

'버린다'는 행위의 원천에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낸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고 봐야한다. 예컨대 파괴는 곧 건설을 의미하는 것처럼, 내려 놓아야 담을 수 있는 것이다. 항우는 전국의 패권을 놓고 줄기차게 한 우물만 판 것이고, 유방은 끊임없이 주변의 목소리를 주워 담았다. 결국 이 싸움은 버린자가 승리한 것이다.

기업간 경쟁에도 이와 유사한 사례가 적지 않다. 끝내 승리를 쟁취한 기업의 경우 의외로 쥐려고 하는 기업보다 모든 걸 던져 버리고 새 도화지를 준비해 달려든 기업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를 다시 보면 그 자리에 머물지 않고 달려 들거나, 뒤 따라가지 않고, 또다른 길을 열거나 새로운 그 무엇을 타진해 일을 벌이는 식이다.

최근 엔씨소프트가 논란을 빚고 있는 확률형 아이템을 게임에서 걷어내겠다고 선언했다. 내용을 보면 전체 게임에 대해 그렇게 적용하겠다는 뜻은 아닌 듯 하다.

하지만 11월에 선보이는 '아이온 2'에 대해서는 확률형 아이템이란 것을 없애기로 했다고 한다. 대신 월정액 방식의 '배틀 패스'와 편의성을 제공하는 '멤버십'을 통해 수익을 올리겠다는 것이다.

또 이같은 상품에 가입을 하더라도 과거처럼 게임내 능력치를 높여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한다. 이는 과거의 사례를 비춰보면 가히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들 상품 이용 가격에 대해서도 대략 2~3만원 대에서 저울질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보면 한달 과금 수준으로 보인다.


PC게임 시대를 접고 온라인 게임이 주류를 이루면서 끊임없이 논란을 빚어온 건 게임 과금체계였다.

당시 가장 대중적으로 적용된 것이 월 정액제 였다. 그러나 이 제도 역시 크게 환영받지 못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게임은 무료로 제공하고 대신 PC방이 월정액을 내도록 했다. 하지만 PC방 업주들의 반발이 심했다.

이즈음 등장한 것이 부분 유료화였다. 게임은 무료로 하되, 아바타를 꾸미기 위한 아이템은 유료로 구입토록 한 것이다. 이같은 과금 체계는 당시 시대적 상황으로 보면 파격적이다 못해 모험에 가까웠다. 업계는 이른바 '퀴즈퀴즈'란 게임에서 등장한 이 과금 모델에 대해 성공보다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하지만 반응은 뜨거웠다. 게임을 무료로 제공하자 동시 접속자 수가 크게 증가했고, 그에 따른 수익성은 예상을 뒤엎을 만큼 향상됐다.

이렇게 되자 초기엔 캐주얼 게임에 적용돼 온 부분 유료화 과금 체계는 MMORPG에도 도입되기 시작했다. 바로 '다크 세이버'가 MMORPG 부분 유료화의 시초가 됐다. 또 덩달아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를 통해 온라인 게임 내에서 유료 아이템이란 것을 만들어 판매에 나섰다.국내 첫 시도였던 것이다.

모바일 게임이 대세를 이루면서도 이같은 과금 체계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 오히려 아이템 판매 행위는 더 기승을 부렸다. 마치 그런 걸 잘해야 패권을 쥘 것처럼 덤벼 들었다. 하지만 쥐면 쥘수록, 짜면 짤수록, 그로인한 욕이 게임계에 부메랑처럼 독이되어 돌아오고 있음을 까마득히 몰랐다.


약방의 감초 수준이 아니라 독에 될 정도라고 한다면 정말 고민을 해야 한다. 아깝다 생각하고 그 것을 쥐고 있는 한 새로운 것을 창출하거나 만들어낼 수 없다. 버려야 득 할 수 있고, 그 무엇을 이뤄낼 수 있다. 또 이왕이면 외부의 지적과 압력에 의한 것이기 보다는 내부의 자정적인 노력에 의해 정리되고 걸러지는 것이 더 좋다 하겠다.

다행스럽게도 수혜적 입장에 있는 엔씨소프트가 과감히 그 선봉에 섰다. 아직까지는 엔씨소프트, 한 작품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게임계는 비즈니 개발에선 늘 역량을 보여 왔다. 또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내면 될 일이다.

이젠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유저들과 등을 대고선 그 어떤 것도 할 수 없다. 마치 항우가 쥐고자 몸부림치면서 천하를 잃은 것처럼 그리될 뿐이다.

지금 이 시간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게임계는 반드시 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솔직히, 유저들에게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일 때도 됐다. 또 그 것이 본연의 게임을 완성하는 길로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본지 발행인 겸 뉴스 1 에디터 inmo@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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