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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방부, 기자들에 ‘사전 승인’ 서약 요구…거부하면 퇴출

조선일보 안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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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방부, 기자들에 ‘사전 승인’ 서약 요구…거부하면 퇴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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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밀 아닌 정보도 승인 없이는 취재 못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언론계를 겨냥한 전방위적인 압박을 시작했다. 미 국방부(전쟁부)는 출입 기자들에게 “다음 주부터 ‘사전 승인’을 받은 내용만 취재하겠다는 서약서를 제출하고, 이를 거부하는 기자들의 출입증을 취소하겠다”는 내용의 보도 지침을 통보했다. 서약서엔 청사 내 이동할 수 있는 구역이 제한되고 사전 승인이 내려지지 않은 정보의 입수도 시도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긴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오른쪽) 미국 국방장관.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오른쪽) 미국 국방장관. /AFP 연합뉴스


새 지침의 핵심은 국방부가 ‘보안 위협’을 이유로 기자의 출입증을 언제든 마음대로 취소할 수 있게 한 데 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군사 기밀이 아닌 정보까지도 취재 대상에서 제외했다는 것이다. ‘통제 비기밀 정보’(CUI)로 분류된 정보, 예를 들어 군사 열병식에 동원되는 탱크 숫자 같은 사소한 정보조차 ‘적정한 승인권을 지닌 공무원’의 사전 승인이 없으면 취재할 수 없다. 이는 국방부의 모든 정보를 정부의 철저한 통제 아래 두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언론 통제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취임 직후부터 NBC 뉴스, 뉴욕타임스 같은 주요 언론사들의 국방부 내 상주 공간을 빼앗았다. 대신 친정부 성향의 우파 매체들에 공간을 내줬다. 이에 주요 언론사 지국장들이 재고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자, 국방부는 워싱턴포스트 등 다른 유력 언론사들의 ‘국방부 책상’까지 추가로 없애버렸다.

그 결과 한때 국방부 기자실 벽에 걸려 있던 30개 주요 언론사 기자들의 사진 액자는 모두 없어졌고 지금은 “현재 업데이트 중”이라는 종이 한 장만 덩그러니 붙어 있다.

미 국방부 전경 /로이터 연합뉴스

미 국방부 전경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언론계와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에 우려를 표했다. 언론 자유 단체 ‘내셔널 프레스 클럽’(NPC)은 “군에 대한 뉴스가 정부 승인을 받아야만 한다면 대중은 독립적인 보도를 접할 수 없고 오직 공무원들이 원하는 보도만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가 ‘승인’한 내용만 싣는 기자는 더 이상 기자가 아니다”라는 비판도 나왔다.

이 같은 비판에 헤그세스 장관은 X에 “기자들이 보안 시설 내에서 돌아다니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며 “출입증을 패용하고 규칙을 따르든지, 아니면 집에 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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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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