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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와 도쿄를 누비며 자유롭게 걷는 문장들

조선일보 황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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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와 도쿄를 누비며 자유롭게 걷는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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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릉에서

박솔뫼 소설집 | 민음사 | 260쪽 | 1만7000원

산책자의 소설이다. 책에 실린 소설 여덟 편이 제각각 뚜벅뚜벅 걸어나간다. 빵도 사 먹고, 술도 마시고, 수박도 먹고, 보리차도 얻어 마시면서. 여주의 영릉, 일본의 아오모리, 서울 중부시장, 도쿄의 게이오 플라자 호텔, 서울 명동성당 등 곳곳을 누빈다.

어떤 서사를 따르는 대신, 움직임 자체를 보여주는 소설들이다. 큰 배낭 없이 가볍게, 정확한 목적지 없이 자유롭게 걷는 문장으로. 이를 따라 읽다 보면 가끔 독자도 길을 잃고 헤맨다. 그러다 의외의 문장을 마주할 때 느끼는 기쁨이 달다. 박솔뫼는 그간 구축해 온 특유의 리듬을 이번에도 어김없이 발휘한다. 2009년 자음과모음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우리의 사람들’ ‘믿음의 개는 시간을 저버리지 않으며’, 장편 ‘미래 산책 연습’ 등이 있다.

[황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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