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미 준 나의 건축
이타미 준 지음|유이화 엮음|김난주 옮김|마음산책|320쪽|2만3000원
“내 건축 작업에서 기술(記述)과 드로잉은 사람 냄새가 나고 솜씨는 서툴러도 따뜻한 피가 흐르는 건축을 되돌아보기 위한 훈련의 선이라고 하겠다.”
‘바람과 돌, 물과 흙, 그리고 빛’의 건축가로 불리며 프랑스 예술문화훈장 ‘슈발리에’를 받은 세계적인 건축가이자 재일교포 2세 이타미 준(본명 유동룡)은 이 책에서 스스로를 ‘손의 건축가’로 정의한다. 수정을 반복하며 인간의 체온이 느껴지는 건물을 짓고자 했다. 그가 선보인 제주도 포도호텔, 방주교회, 수·풍·석 미술관 등은 “건축은 주변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철학과 신념이 잘 반영된 건축물로 꼽힌다.
이 책은 저자의 글과 대담 등을 건축계 후배이자 딸인 유이화 ITM건축사사무소 대표가 정리해 엮었다. 건축가 김중업, 화가 곽인식 등 예술가들과의 교류부터 국내 민화, 백자 등 전통 예술에 대한 미학적 평론까지 모두 담고 있다. 화가가 되고 싶었던 위대한 건축가의 예술혼을 담은 자기 고백적 에세이집이자 건축·문화 평론서이기도 하다. 그가 지은 충남 아산 온양미술관(현 구정아트센터), 일본 가가와현의 ‘조각가의 아틀리에’, 홋카이도 ‘석채의 교회’ 등에 대한 글은 직접 설명을 해주는 듯 따뜻하고 친밀하다.
[최보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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