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 중이지만 여전히 리그 최고 선발투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안우진(키움 히어로즈)은 1군 마운드를 떠나있는 동안에도 경기들을 챙겨봤다. 지난 2년 동안 눈여겨본 타자가 있었는지 묻자 망설임 없이 이 선수의 이름을 꺼냈다. 르윈 디아즈(삼성 라이온즈)다.
KBO리그서 맹활약하던 안우진은 2023년 9월 오른쪽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았다. 실전 복귀를 눈앞에 뒀으나 지난달 키움의 2군 퓨처스팀에서 자체 청백전 후 추가 훈련을 받다 어깨를 다쳤다. 다시 수술을 받고 재활에 돌입했다.
18일 안우진은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선수단과 함께하기 위해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이날 취재진과 만나 여러 이야기를 나누다 '한번 승부해 보고 싶은 타자가 있었나'라는 질문을 받았다. 안우진은 "디아즈 선수를 상대해 보지 않았다. 진짜 잘 치더라. 한번 붙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재계약은 당연했다. 풀타임 첫해인 올해 디아즈는 '괴물'이 됐다. 정규시즌 삼성이 치른 135경기에 모두 출장해 타율 0.302(517타수 156안타) 48홈런 142타점 86득점, 장타율 0.629, OPS(출루율+장타율) 0.998, 득점권 타율 0.344 등을 뽐냈다. 리그 홈런 1위, 타점 1위, 장타율 1위, OPS 1위에 올라 이름을 빛냈다.
특히 홈런과 타점 부문에선 KBO리그 역사에 한 획을 긋고 있다. 디아즈는 18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서 3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1득점으로 활약하며 팀의 9-5 역전승에 앞장섰다. 최근 3경기 연속 홈런포를 가동했다.
나아가 리그 역사상 최초의 한 시즌 150타점까지도 노려볼 수 있다. 삼성이 9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디아즈에겐 8타점이 더 필요하다.
역대 리그에서 한 시즌 140타점을 돌파한 선수도 몇 없었다. 2003년 삼성 이승엽이 144타점, 현대 심정수가 142타점을 올렸다. 2015년 박병호가 신기록을 쓴 가운데 테임즈도 140타점을 기록했다. 2016년 삼성 최형우(현 KIA 타이거즈)가 144타점을 이룬 뒤 누구도 고지를 넘보지 못했다. 목표를 초과 달성한 디아즈는 그 이상을 조준한다.
국내 선수를 살펴봐도 한 시즌 50홈런 타자는 세 명뿐이었다. 삼성 이승엽이 1999년 54개, 2003년 56개를 때려냈고, 심정수는 현대 유니콘스에 몸담았던 2003년 53개를 선보였다. 이어 박병호가 넥센 시절이던 2014년 52개, 2015년 53개를 쏘아 올렸다.
디아즈는 50홈런까지 단 두 걸음만 남겨뒀다. 만약 50홈런-150타점을 이뤄낼 경우 유력한 리그 MVP 후보로 입지를 굳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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