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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직원 체포, ‘백악관 언터처블’이 내린 일일 할당량 때문”

조선일보 최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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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직원 체포, ‘백악관 언터처블’이 내린 일일 할당량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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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민 변호사 찰스 쿡, 16일 포브스 인터뷰
“배터리 공장 수색 영장에 한국 직원 체포 내용 없어” 주장
이민단속으로 체포됐던 현대차-LG엔솔 배터리공장 건설 현장 직원들이 애틀란타 공항으로 향하기 위해 11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포크스턴의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을 나서며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민단속으로 체포됐던 현대차-LG엔솔 배터리공장 건설 현장 직원들이 애틀란타 공항으로 향하기 위해 11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포크스턴의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을 나서며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을 급습한 미국 이민 당국이 백악관이 지시한 일일 체포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한국인 317명을 구금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당초 멕시코 불법 이민자들만 단속하려 했으나 3000명이라는 일일 할당량 때문에 무리하게 체포 규모를 키웠다는 것이다.

미 애틀랜타의 이민 변호사 찰스 쿡은 16일 미국 경제지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인 체포는 전적으로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설정한 할당량 때문이었다”고 했다.

밀러 부실장은 지난 5월 말 폭스뉴스를 통해 백악관이 ICE에 일일 3000명을 체포하도록 요구하고 있으며, 이는 단속 강화 조치라고 말한 바 있다. 국토안보보좌관을 겸직하고 있는 밀러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이민 정책을 이끌고 있는 인물이다. 현지 언론은 밀러를 ‘건드릴 수 없는 권력(untouchable force)’ ‘미국에서 가장 강력한 비선출직 인물 중 한 명’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포브스에 따르면, 미 치안판사 크리스토퍼 레이는 지난달 31일 조지아 배터리 공장에 대한 ICE의 수색을 허가하는 영장을 발부하면서 4명의 멕시코 국적자를 단속 대상으로 명시했다. 배터리 공장 설립을 돕던 한국인 직원 체포는 영장에서 언급되지 않았다고 한다.

쿡 변호사는 당시 ICE가 한국어 통역사를 대동하지 않은 것은 한국인이 원래 단속 대상이 아니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했다. 그런데도 ICE 요원들은 시설에 있던 한국인들이 B-1 비자나 전자여행허가제(ESTA)로 입국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쿡 변호사는 “ICE 요원들이 B-1 비자와 ESTA로 ‘판매 후 서비스 및 설치(after-sales service and installation)’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지 않고 현장에서 한국인들은 체포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미국 이민 서비스국(USCIS)에 따르면 B-1 비자는 특정 국제 계약 및 판매 관련 서비스, (현지 인력 고용 및 건설 작업을 포함하지 않는) 외국 장비 설치 및 서비스를 허용하고 있다.


쿡 변호사가 맡고 있는 한국인 의뢰인 11명 중 한 명은 단속 전날 밤에 도착했으며 체포 당시 정장을 입고 회의실에서 회의에 참석 중이었다고 한다. 그는 “ICE 요원들은 비자를 남용하지 않았고 해당 업무를 수행할 자격을 갖춘 사람들을 체포하는 실수를 저질렀지만, 일일 3000명 이민자 체포 할당량을 채웠기 때문에 이를 성공적인 작전으로 간주했다”고 말했다.

[최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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