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예진 "파워 J인 나, '어쩔수가없다' 미리 연기하며 대리만족" [BIFF]

올해의 액터스하우스 프로그램 진행
손예진 "즉흥적인 박찬욱 감독, 꺼내는 모든 게 예술"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배우 손예진이 ‘어쩔수가없다’의 미리를 연기하며 느낀 대리만족을 털어놨다.

배우 손예진이 18일 부산 해운대구 동서대학교 소향씨어터 신한카드홀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액터스 하우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부국제)가 열린 18일 오후 부산 해운대 동서대 소향씨어터에서는 손예진의 ‘액터스 하우스’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손예진은 올해 부국제에 개막작 ‘어쩔수가없다’의 주연 배우이자 올해의 액터스 하우스 주인공으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손예진과 박찬욱 감독의 작업은 ‘어쩔수가없다’가 처음이다. 손예진은 극 중 주인공 만수(이병헌 분)의 아내 미리 역을 맡아 낙천적이지만 가장 현실적이고 강인한 아내의 모습으로 열연을 펼쳤다.

손예진은 미리를 연기하며 느낀 점에 대해 “저는 MbTI가 파워 J라서 이것저것을 다 계획하는데 계획대로 되지 않으면 너무 힘들고 스트레스 받는다. 그래서 살기도 힘들다”고 토로해 웃음과 공감을 자아냈다.

그는 “경우의 수를 다 계산하고 마지막엔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는 약간의 비관적 부분이 있다. 반면 미리는 특유의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면모 속에서 자기에게 벌어지는 비극적 순간을 수용을 잘한다”라며 “소화를 잘하는 사람이다. 한편으론 타격감이 없는 사람인 것”이라고 캐릭터를 표현했다.

그러면서 “저는 개인적으로 ‘나 이렇게 해서 생일파티를 해줘야지’ 하면 그 사람이 알아버리면 이게 아닌데 괴로워 하는 스타일인데 미리는 그럼 다른 방식을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 미리의 모습을 연기하며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박찬욱 감독과의 작업에 대해선 “박찬욱 감독님이 주는 이름의 존재감, 무게감이 배우들을 다 따르게 만드는 것이다. 감독님이 ‘아’라고 하면 ‘아’인 거고, 감독님이 콩을 팥이라고 해도 팥이라고 믿는다. 그 모든 게 이미 마스터인 분이시기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표현했다.

손예진은 “모든 감독님들이 훌륭하고 존경하는 분들이 정말 많은데 그 중에서도 박감독님이 지닌 아우라, 색깔 작품 세계는 마땅히 존중받아야 할 것이고 한국 사람으로서 지켜줘야 하는 것이고 한국 배우로서 정말 존경스러운 부분”이라고 꼽았다.

특히 “현장에서 어떤 대사를 바꿔보고 싶어서 이야기를 드리면 감독님은 즉석에서 대사를 쓰신다. 저는 감독님이 몇날 며칠을 고민하고 대사를 쓰시는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굉장히 즉흥적이셨다”며 “무엇을 꺼내셔도 그 모든 게 보물이고 예술 같은 느낌이었다. 그걸 보며 현장에 같이 있는 것 만으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

한편 액터스 하우스는 연기력과 스타성을 겸비한 동시대 대표 배우들이 자신의 연기와 작품에 관해 솔직하고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부산국제영화제만의 시그니처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이병헌, 손예진, 니노미야 카즈나리, 김유정까지 아시아를 대표하는 배우들과 함께 그들의 연기 인생을 되짚으며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는 내밀한 이야기를 나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