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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 “한학자 총재, 9시간 30분 조사 받으며 대답했는데 구속영장 청구... 무리한 조치”

조선일보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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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 “한학자 총재, 9시간 30분 조사 받으며 대답했는데 구속영장 청구... 무리한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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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관련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18일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의 한학자 총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통일교 측이 “과도하고도 무리한 조치”라며 반발했다. 부정맥을 앓는 상황에서 전날 소환 조사에 출석해 9시간 30분 동안 모든 질문에 대답했는데도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여론과 실적을 의식한 조치라는 것이다.

통일교는 “한 총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와 관련하여 참담한 심정과 함께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한 총재는 83세의 고령으로 최근 심장 관련 시술을 받고 병원에 입원했고, 회복 과정에서도 갑작스러운 부정맥이 재발하여 약물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의료진의 권고에 따라 일정 기간 안정과 회복 관리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이처럼 부정맥이 재발하여 생명의 위태로움이 있었음에도 특검의 출석요구에 당당히 출석했다”며 “9시간 30분 동안 검사의 질문에 필요한 모든 대답을 했다”고 했다. 그런데도 도주 우려와 증거인멸을 이유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법과 원칙을 따라야 하는 특검이 법 대신 여론과 실적을 의식한 조치라고 보인다는 것이다.

통일교는 “한 총재의 지시 사실을 뒷받침할 유일한 증거인 윤영호 전 본부장은 전날 재판에서 일부 사실에 대해서는 행위 자체를 부인하고, 총재님의 지시 사실에 대해서 인정조차 하지 않는 등 자신의 검찰 진술에 대한 진정성립을 인정하지 않았다”며 “그러한 윤영호의 진술을 근거로 총재님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증거도 없이 무리하게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이어서 과도하고도 무리한 조치”라고 했다.

통일교는 특검의 구속영장 청구가 “국제적 종교 지도자에 대한 부당한 탄압”이라며 강력히 규탄했다.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 채 무리하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며, 종교 지도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마저 저버렸다는 것이다. 이어 통일교는 “한 총재에 대한 무리한 강제적 절차가 아닌, 인도적 배려와 합리적 판단이 선행되었어야 함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미 책임 있는 태도로 모든 절차에 임하고 있다. 이를 외면한 강제 조치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했다.

통일교는 “이번 사안을 계기로 스스로 깊이 성찰하고, 더욱 철저한 쇄신을 통해 본연의 사명을 다할 것”이라며 “나아가 사회와 국가, 그리고 세계의 평화와 발전에 실질적으로 이바지하는 책임 있는 종교로 거듭날 것을 약속드린다”고 했다.

특검은 한 총재와 ‘통일교 2인자’로 불린 정원주 전 천무원 비서실장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이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 관계자는 “한 총재를 전날 조사했을 때 대체로 혐의를 부인했다”며 “증거 인멸의 우려가 농후하다고 판단해 구속 영장을 청구한 것”이라고 했다.


한 총재와 정 전 실장에 대한 법원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는 각각 오는 22일 오후 1시 30분과 오후 4시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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