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미드나잇 패션 섹션 공식 초청작이자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되는 영화 '프로텍터' 기자간담회가 18일 오후 2시 40분 부산 영화의전당 비프힐 기자회견장에서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배우 밀라 요보비치와 애드리언 그런버그 감독이 참석했다.
'프로텍터'는 범죄 집단에게 납치된 딸 클로이를 72시간 안에 찾아야 하는, 미국 특수부대 요원 출신인 니키 할스테드(밀라 요보비치)의 숨막히고 자비 없는 추격 액션을 그린 이야기다. 이번 작품은 국내 제작 및 투자사가 미국 현지 스태프들과 이뤄낸 첫 할리우드 제작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다채로운 여전사 캐릭터로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밀라 요보비치는 배우 이준기와 호흡을 맞춘 '레지던트 이블: 파멸의 날' 이후 약 8년 만에 내한에 나서게 됐다.
이날 밀라 요보비치는 "지난 번 한국에 왔을 땐 '레지던트 이블' 홍보하러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영화 하면서 겪은 최고의 경험들이었다. 남편과 함께 푹 쉬면서 며칠간 서울을 돌아다녔다. 구석에 찾기도 힘든 그런 장소에 있던 파이 집을 발견하고 들어갔는데 제가 누군지 알아보시고 끊임없이 파이를 내주셨다. 다시 먹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에 어제 와서 개막식에 참석할 수 있어서 너무나 큰 영광이다. 정말 훌륭한 배우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됐다. 여기서 상여오딘 '프로텍터'의 버전이 전세계에서 처음이다. 아직도 편집본을 바꾸고 있다. 저는 부산국제영화제에 오게 돼 꿈을 이루게 됐다. '프로텍터'는 저에게는 애정이 있는 작품이다. 초대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애드리언 그런버그 감독은 "저는 부산도 처음이고 한국도 처음이다. 멕시코에서 한국을 오게 됐는데, 오면서 아내와 했던 목표가 부산행 기차는 못타도 부산에서 출발하는 열차는 꼭 타자고 했다. 왜냐면 제가 '부산행'이라는 영화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어제부터 정말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가 들인 노력이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시고, 사실 다루기 불편한 소재임에도 저희는 우아하게, 존경심을 보이면서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제가 영화 속에서 한 연기는 연기가 아니다. 실제로 그 삶을 살았고 촬영하며 10kg이나 빠졌다. 매일 그런 많은 감정을 느껴야 했고 그 가운데서도 살아남아야 했다. 22일 가량 촬영했는데 그 중에 4주는 야간 촬영을 해야 했다. 그런 감정이 결코 감당하기 쉽진 않았다. 밤에는 무서운 생각을 하게돼서 더 그랬다"고 털어놨다.
또한 "가장 감정을 풍부하게 표현해야 하는 캐릭터였고, 그런걸 다루는 아주 어려운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은 저 뿐만 아니라 스태프들도 그렇게 생각했을거라 생각한다. 저에게는 특별한 영화로 이런 것들이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 저에게는 절대 잊지 못할 영화다"라고 강조했다.
애드리언 그런버그 "감독은 이번 작품이 한국 제작 및 투자사와 협업으로 완성된 것에 대해 "저는 지난 몇년 간 한국 콘텐츠가 해외에 알려지는 과정을 봤다. 저는 맥시코 거주 중인데, 영화를 만들고 보는 입장에서 한국 작품이 많아서 말 그대로 한국이 타는 파도를 같이 타고 싶은 생각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밀라 배우가 얘기했듯, 정직한 작품이다. 이렇게 했을 땐 어떤 문화에도 통할 수 있다고 본다. 대본에서 느낀 한국적 사고나 아이디어를 우리가 가진 생각과 함께 적용해서 누구나 할 수 있는 보편적인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밀라 요보비치는 "저는 애들이 셋이나 있기 때문에 만화와 관련 없는 것을 볼 일이 없다. 다섯 살 제 딸이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계속 틀어놓기 때문에 그것만 듣고 있다. 미국 주류 콘텐츠가 여러분이 보기에 유치하거나 별로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오징어 게임'만 봐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다. 물론 저희 애들이 다 잠이 든 다음 제가 아이폰으로 봤다. 시즌2와 3을 먼저 봤기 때문에 시즌1을 안볼 수 없어서 보게 됐다"고 말했다.
밀라 요보비치는 "이 영화를 하면서 저희가 꼭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가 있다. 강조하고 싶었던 건 외국에서 많은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데 국내에서도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미국. 외국에서 일어나는 것과 마찬가지로 굉장히 폭력적이고 오히려 국내에서 일어나는 전쟁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 사람들이 '국내 문제부터 해결해야지. 그 다음에 해외로 나가야지'라고 얘기한다. 물론 저는 실제 군인은 아니다. 군인 역을 했지만. 제 주변에 현역 군인 친구들이 있다. 그들이 저에게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충고를 해줘서 이 캐릭터를 개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훈련을 받은 여성이 납치된 아이를 찾기 위해 싸우는 캐릭터다. 일반적으로는 아이가 납치되면 무력감을 느낀다. 할 수 있는게 없으니까. 이 여성은 나도 할 수 있다. 싸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역할과 기회를 준다. 그렇게 함으로서, 여성 특히 엄마들에게 힘을 싣는다. 사실 이 상황이 최악의 악몽이다. 그럼에도 만족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누군가가 내 아이를 해친다면 끔찍한 일이지만, 그럼에도 뭔가를 할 수 있다는 만족감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또한 "70kg 정도 되는 여성인 내가 덩치 3배 되는 남자를 무너뜨리려 할 때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생각한다. 홍콩 영화처럼 와이어 액션을 쓰는 게 아니라 실제로 군대에서 훈련을 받았기 때문에 충분히 할 수 있는 것들이다. 그 점이 다른 액션 영화와 다르다. 여성도 이런 액션 훈련을 받으면 가능하기 때문에 힘을 실어준다고 생각한다"고 캐릭터의 설득력에 대해 전했다.
한편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는 17일부터 오는 26일까지 영화의 전당, 센텀시티, 남포동 등 부산 일대에서 열흘간 진행된다. 이번 영화제의 공식 상영작은 64개국의 241편으로로, 커뮤니티비프 상영작까지 총 328편이 상영된다.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월드 프리미어 작품은 총 90편이다. 특히 올해는 영화제 30년 만에 처음으로 공식 경쟁부문을 도입했다. 아시아권의 주요 작품 14편이 경쟁부문에 나서며, 수상 결과는 폐막일에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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