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와 피아니스트 케빈 케너가 18일 서울 종로구 크레디아클래식클럽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
“나는 직감적인데, 케빈은 성격이 완전히 반대예요. 균형이 잘 맞죠. 그래서인지 우리 둘이 해석을 공유하면 흥미로운 음악이 나와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77)는 피아니스트 케빈 케너(62)와 함께하는 무대를 이렇게 소개했다. 18일 서울 종로구 크레디아클래식클럽에서 열린 간담회 자리였다. 둘은 13일 평택 공연을 시작으로 고양(21일), 서울(24일), 통영(26일)에서 공연한다. 오는 11월엔 뉴욕 등 미주 4개 도시에서도 연주한다.
정경화는 라두 루푸, 크리스티안 지메르만 등 저명한 피아니스트들과 협업했는데, 케너를 ‘영혼의 동반자’라고 표현하며 친밀함을 표시했다. 미국 태생인 케너는 다음달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리는 쇼팽 콩쿠르 심사위원으로 참여한다. 그 자신이 1990년 쇼팽 콩쿠르에서 1등 없는 2등을 차지했다. “케빈은 저와 듀오 파트너죠. 그냥 반주자가 아니라 저와 동등한 위치예요.” 둘은 2011년 평창대관령음악제에서 처음 호흡을 맞춘 이후 꾸준히 함께 연주하고 있다. 정경화는 “케빈이 연주하는 쇼팽의 녹턴 20번(C#단조)이 너무 아름다워 빠져들게 됐다”고 기억했다. 케너는 “둘이 다르기 때문에 대화하게 되고, 그래서 더 좋은 음악이 나온다”며 “지향하는 음악적 비전은 동일하다”고 했다.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와 피아니스트 케빈 케너가 국내와 미주에서 듀오 리사이틀 투어를 펼친다. 크레디아 제공 |
둘은 이번에 낭만주의 음악가로 분류되는 슈만과 그리그, 프랑크 바이올린 소나타를 연주한다. 정경화는 “노래하는 악기로서 바이올린의 소리를 아름답게 표현한 작품들이기 때문”이라고 선곡 배경을 설명했다. 그중에서도 프랑크 소나타는 정경화와 인연이 깊다. 그 스스로 “내겐 시그니처와도 같은 곡”이라며 “정말 할 말이 많은 곡, 끝까지 가지고 갈 작품”이라고 했다. “20대 시절부터 이 곡을 공부했는데, 악장마다 인생의 그림이 들어있어요. 듣고 나면 인생이 이런 거구나, 하고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둘이 2011년 처음 손을 맞춘 곡이기도 하다.
11월7일로 잡힌 뉴욕 카네기홀 연주는 정경화에게 의미가 각별하다. 1967년 레벤트리트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렸는데, 당시 대회가 열린 곳이 카네기홀이다. 2017년 국제무대 데뷔 50주년 연주를 한 곳도 카네기홀이었다. 바흐 무반주 파르티타 전곡 연주였다. 이번 공연은 그 이후 8년 만의 카네기홀 무대다. 정경화는 “20번 정도 카네기홀에서 연주했다”며 “내가 연주하는 대로 소리가 나는 공연장이자 연주하면서 가장 큰 행복을 느끼는 공연장”이라고 했다.
정경화는 동생 정명훈(72)이 이탈리아 밀라노 라스칼라 오페라극장 음악감독에 선임된 데 대해 “상상도 못했던 일”이라며 “기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라스칼라 음악감독 아닙니까. 동생이 그걸 하고 있어요.” 그는 “어머니가 하늘에서 내려다보시면서 어떻게 생각하실까 궁금하다”고 했다. 전날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정명훈과 라스칼라필하모닉 공연을 관람했느냐고 묻자 “어제 그런 공연이 있었느냐”며 웃었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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