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고래 정밀분석도 불합격
가스포화도 고작 6%에 그쳐
기준치 40% 크게 밑돌아
민간투자 부재시 동력상실
가스포화도 고작 6%에 그쳐
기준치 40% 크게 밑돌아
민간투자 부재시 동력상실
지난해 12월 30일 오전 경북 포항시 앞바다에 위치한 대왕고래 유망구조에서 웨스트 카펠라호가 탐사 시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
대왕고래(동해 8광구·6-1광구 북부) 탐사시추에 대한 최종 정밀분석에서도 경제성이 낮다는 결론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경제성을 좌우하는 핵심 지표인 가스포화도가 6%로 기준치인 40%에 크게 못 미쳤기 때문이다. 자원개발 업계에서는 꾸준한 시추를 통해 탐사성공률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놓고 있지만 제대로 된 민간 투자를 확보하지 못하면 프로젝트 자체가 좌초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석유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왕고래의 가스포화도는 평균 약 6%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마저도 가스는 열적 기원(근원암 층이 열적으로 성숙해 생성하는 가스)이 아닌 생물체가 부패해 발생하는 가스였다. 가스포화도는 통상 40% 이상일 경우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하는데, 시추 전에는 가스포화도가 50~70%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대왕고래의 가스포화도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월 탐사종료 직후 “가스 징후는 발견됐으나 경제성이 낮다”고 발표했으나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지는 않았다.
가스포화도는 기대보다 못 미쳤지만 암상, 심도 및 두께, 물리적 특성 등은 예상과 유사하거나 기대치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측된 깊이에서 석유·가스가 저장될 수 있는 양질의 사암층이 확인됐고, 석유·가스가 빠져나가는 것을 방지하는 200m이상의 두꺼운 셰일층(덮개암)도 발견됐다.
정밀 분석 결과를 토대로 한국석유공사 측은 “시추결과 저류층 및 덮개암 등 석유시스템 요소는 시추 전 예상과 상당히 일치했으나 심부 근원암에서 생성된 열적기원 가스가 대왕고래 유망구조까지 이동하지 못한 것으로 결론 냈다”며 “탐사시추를 통해 취득한 분석결과를 활용해 보다 면밀한 향후 탐사계획 수립과 탐사성공률 향상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대왕고래 시추는 동해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의 첫 시추 시도다. 6개 유망구조가 더 있는 만큼 자원개발업계에서는 최소 5공 이상의 시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브라질 가이아나 리자 유전도 14번 시추를 거쳐 성공했고, 노르웨이 에코피스크 유전은 무려 33번의 탐사시도 끝에 발견된 만큼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프로젝트가 좌초될 수 있다는 우려는 더 커진 상태다. 해당 프로젝트가 윤석열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로 추진됐던 만큼 정권 교체와 맞물려 사업 동력을 상당 부분 상실할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내년도 시추관련 정부 예산 역시 편성되지 않아 현재로서는 국내외 민간 기업들의 투자를 받아 사업을 이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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