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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윤석열 명예훼손 사건 직접 수사, 초법적 내규 만들어 한 일”···참여연대, 검찰 수사개시 내규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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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윤석열 명예훼손 사건 직접 수사, 초법적 내규 만들어 한 일”···참여연대, 검찰 수사개시 내규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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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관계자들이 18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사무실에서 ‘검사의 수사개시에 대한 지침 공개 기자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김태욱 기자

참여연대 관계자들이 18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사무실에서 ‘검사의 수사개시에 대한 지침 공개 기자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김태욱 기자


검찰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명예훼손 사건을 ‘직접 수사’한 근거가 된 된 대검찰청 예규가 1년 8개월간의 소송 끝에 공개됐다. ‘대검 예규 공개’ 소송을 진행한 참여연대는 이 예규가 검찰의 무분별한 자의적 수사 개시를 가능하게 하기에 즉각 폐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18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사의 수사개시에 대한 지침(대검 예규)’을 공개했다. 참여연대는 2023년 11월6일 대검을 상대로 관련 예규 전문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를 제기했는데 대검은 같은 해 11월9일 정보공개거부 처분을 했다. 이에 참여연대는 지난해 1월2일 대검예규에 대한 정보공개거부 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8월28일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다. 검찰은 2021년 1월1일 대검 예규 제정 뒤 두 차례 개정된 예규까지 총 3부를 지난 4일 참여연대에 전달했다.

이날 참여연대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직접 관련성의 판단 기준’을 규정한 예규 7조는 2022년 9월10일 개정돼 ‘범인·범죄사실·증거 중 어느 하나 이상을 공통으로 하는 등 합리적 관련성이 있는 범죄’로 확대됐다. 종전 규정에서는 직접 수사 대상이 구체적으로 열거되어 있었다.

참여연대는 이런 예규 개정이 이른바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 복원)’으로 알려진 윤석열 정부와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의 ‘시행령 통치’ 연장선이라고 주장했다. 한 전 장관은 2022년 8월 “문재인 정부의 직접수사 축소로 검찰 기능이 비정상화됐다”며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 시행규칙’을 폐지했다. 그러면서 검찰 직접수사 개시 범위를 대폭 넓힌 시행령을 입법예고했다. 이 시행령으로 공직자·선거범죄 중 일부를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게 돼 검경 수사권 조정이 사실상 무력화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실제로 이 대검 예규는 검찰이 ‘윤 전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 수사에 나서는 근거가 됐다. 앞서 뉴스타파는 2022년 3월 윤 전 대통령이 검사 시절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수사하며 관련자를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김만배 씨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검찰은 이 보도가 윤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여론 공작’이라며 2023년 10월 서울중앙지검에 대선개입 여론조작 특별수사팀을 설치해 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윤 전 대통령이 과거 대장동 대출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최초보도한 경향신문 기자 4명도 수사했다. 경향신문 기자 4명은 6·3 대선을 앞둔 지난 5월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일부 기자들은 재판에 넘겨졌다.

문재인 정부 시절 두 차례의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이 직접 수사에 나설 수 있는 범죄는 경제·부패 범죄 등으로만 제한됐다. 명예훼손 사건은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자 검찰은 ‘직접 수사 대상인 범죄와 직접 관련성이 있는 범죄도 수사를 개시할 수 있다’는 검찰청법 규정을 들어 이를 반박했다. 앞서 검찰이 ‘대장동 비리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이었으니 관련 보도로 인한 명예훼손도 직접 수사를 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


검찰청법의 ‘직접 관련성’을 어디까지 적용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는데 검찰은 ‘대검 예규’에 근거가 있다면서도 그 내용은 지금까지 공개하지 않았다. 참여연대는 정보공개 청구에 이어 소송을 제기했다.

유승익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명지대 객원교수)은 “(공개한 예규가) 윤석열 정부가 자행한 시행령 통치의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 시행령을 통한 수사권 복원 시도가 위법하다고 지적받자 법률이 아닌 비공개 내규로 이를 복원하려 했다는 것이다.

유 소장은 “2차 검·경 수사권 조정 당시 (정부가 시행령에서) 자의적으로 수사개시 범위를 마구 늘렸다”며 “(검찰이) 비공개 예규를 만들어 은폐하고, 이를 근거로 언론사에 대한 대통령 명예훼손 수사를 개시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시행령 통치를 넘어 지침·비공개 예규에 의해 통치한 것이며 자유 국가에서는 상상키 힘든 행태”라며 “검찰 개혁으로 수사·기소가 조직적이고 완전히 분리돼야 할 이유”라고 덧붙였다.


김희순 참여연대 권력감시1팀장이 18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사무실에서 열린 ‘검사의 수사개시에 대한 지침 공개 기자브리핑’에 참석해 검찰이 공개한 수사개시 지침을 들어 보이고 있다. 김태욱 기자

김희순 참여연대 권력감시1팀장이 18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사무실에서 열린 ‘검사의 수사개시에 대한 지침 공개 기자브리핑’에 참석해 검찰이 공개한 수사개시 지침을 들어 보이고 있다. 김태욱 기자


김태욱 기자 woo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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