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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주민 수십만명은 왜 가자시티에 남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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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주민 수십만명은 왜 가자시티에 남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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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각) 한쪽 다리를 잃은 팔레스타인 주민이 가자시티에서 남쪽 지역으로 피란을 떠나고 있다. AFP 연합뉴스

13일(현지시각) 한쪽 다리를 잃은 팔레스타인 주민이 가자시티에서 남쪽 지역으로 피란을 떠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여기서 중부 데이르알발라까지 차로 가는데 5000셰켈(1500달러·200만원)이 들고, 텐트를 빌리는데도 같은 비용이 든다. 감당할 수 없는 돈이다. 피란을 갈 방법이 없다.”



이스라엘군이 지상군을 투입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최대 도시 가자시티에 남은 주민 압달라(32)은 이렇게 말했다고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은 16일 전했다. 이 매체는 피란 비용과 물자 부족, 안전 등 문제로 이스라엘군의 무자비한 공세에도 수십만명의 팔레스타인 사람이 가자시티에서 떠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이 지난 10일 발표한 자료에서도, 가자지구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데 1200달러(165만원), 장애인이 있는 가족은 1700달러(235만원)가 든다고 조사됐다.



13일(현지시각) 신생아를 안은 부부가 팔레스타인 가자시티에서 남쪽으로 피란을 떠나고 있다. AFP 연합뉴스

13일(현지시각) 신생아를 안은 부부가 팔레스타인 가자시티에서 남쪽으로 피란을 떠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지시한 대로 남쪽으로 피란을 갔지만, 텐트와 머물 곳이 없어 다시 가자시티로 돌아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지난 7일 가자시티에서 중부 지역으로 피란 온 카림 주데는 “(가자시티 주민) 백만명에게 피란을 가라고 했지만, 텐트조차 받을 수 없다”며 “텐트를 칠 가장 작은 공간에도 한달에 2000셰켈(600달러)를 내라고 한다”고 말했다. 가자시티에 남은 아나스 아라파트는 주변의 서른 가정이 남쪽으로 갔다가 이 중 대여섯 가족이 다시 돌아왔다고 이 매체에 말했다. 유엔 조정국은 이주 현장에서 생활 공간이 1인당 평균 0.5㎡로 국제 기준상 난민캠프에서 제공하도록 정한 3.5㎡에 훨씬 못 미친다고 밝혔다.



가자시티에서 떠난 피란민 규모에 대한 추정도 이스라엘군 37만명, 유엔은 22만명으로 큰 차이를 보인다.



가자시티를 떠나도 안전하지 않다는 점도 피란을 주저하게 하는 이유다. 가자시티에 남은 압달라는 “피란은 최후의 수단이다. (이스라엘군이 지정한) ’인도주의 구역’에도 하마스가 있고, 이스라엘군은 이를 이유로 여기도 폭격을 한다”고 말했다.



16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이스라엘 경계에서 이스라엘군 탱크가 열을 지어 이동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16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이스라엘 경계에서 이스라엘군 탱크가 열을 지어 이동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한편, 이스라엘 경찰은 네타냐후 총리 사저 근처에서 전날 밤부터 밤샘 농성을 하던 인질 가족 등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하마스에 인질로 붙잡힌 가이 길보아달랄의 어머니는 하마스가 자기 아들을 땅굴에서 끌어내 가자시티 지상의 주택과 천막으로 옮겼다며, 이스라엘군의 가자시티 점령 작전을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이스라엘은 이날 162사단과 98사단 등 2개 사단이 가자시티에서 탱크를 앞세워 지상작전을 펼쳤다. 네타냐후 총리는 16일 기자회견에서 “하마스가 말했듯이 그들은 우리 인질들을 인간 방패로 사용하고 있다”며 “하마스 지도자들에게 피란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오는 29일 백악관에 초대했다고 밝혔다. 이 만남이 이뤄지면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네 번째 정상회담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오는 26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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