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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모토로라, 美서 삼성 제치고 폴더블폰 1위

조선비즈 심민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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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모토로라, 美서 삼성 제치고 폴더블폰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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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손민균

그래픽=손민균



1980년대 세계 최초로 휴대폰을 출시하며 왕년의 챔피언으로 불린 모토로라가 올 상반기 미국 플립형 폴더블폰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올해 미국에서 80%에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차지,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 자리에 오른 것이다.

◇ 美서 돌풍 일으킨 모토로라

16일 조선비즈가 입수한 미국 시장조사업체 베이스트리트리서치(BayStreet Research)의 비공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미국 플립형 폴더블폰 시장에서 모토로라의 점유율(출하량 기준)은 78%를 기록, 삼성전자(22%)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업계에 따르면 작년까지만 해도 삼성전자가 미국 폴더블폰 시장에서 50%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했다.

한 시장조사업체 관계자는 “작년까지만 해도 북미 지역 폴더블폰 시장에서 삼성전자 점유율이 1위였지만, 올해는 모토로라에 1위 자리를 내줬다”면서 “올해 모토로라 폴더블폰의 판매 증가로 북미 지역 폴더블폰 출하량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올 2분기 북미 지역 전체 폴더블폰 출하량은 약 76만대로 전년(약 26만대) 대비 2.9배 늘었다.

지난 2023년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미국에서 실시한 ‘폴더블폰 구매 의향’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46%가 삼성을, 39%가 애플을, 6%가 모토로라를 선택했다. 불과 2년도 채 안돼 미국 시장에서 모토로라에 대한 인식이 바뀐 것이다.

미국 시장에서 모토로라의 돌풍은 삼성전자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폴더블폰 시장인 중국에서 현지 업체들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공세에 밀려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전 세계 폴더블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2021년 81%, 2022년 79.2%였다. 2023년부터 중국 시장 점유율이 빠지면서 55.1%, 2024년 32.9%까지 점유율이 하락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세계 폴더블폰 1위 자리를 지켜낸 건 중국 다음으로 큰 미국 시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전체 폴더블폰 시장에서 중국은 56%, 미국은 20%의 판매 비중을 차지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2분기 전 세계 폴더블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9%)은 3위로 밀렸다. 1위는 화웨이(45%)가, 2위는 모토로라(28%)가 차지했다.


◇ 모토로라 가성비 전략 적중

모토로라는 중국 레노버에 2014년 구글로부터 인수됐지만, 오랜 세월 미국 시장에서 자리 잡은 홈타운 브랜드라는 인식이 강하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화웨이, 샤오미, 오포, 비보 같은 중국 이미지가 강한 스마트폰 브랜드들은 북미 시장에서 공식 유통 채널을 통한 판매가 막혔지만, 미국에 본사와 사업 조직을 갖춘 모토로라는 상황이 달랐다”면서 “이 때문에 미국 사람들의 거부감도 적었다”라고 설명했다.

가성비 또한 미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열었다. 모토로라의 플립형 폴더블폰인 ‘레이저 60’ 미국 출고가는 699달러(약 97만원)로 삼성 ‘갤럭시Z 플립6·7’ 가격인 1099달러(약 153만원) 대비 37% 저렴하다. 모리스 클레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책임연구원은 “모토로라 제품(레이저 60)은 현재 미국에서 가장 저렴한 폴더블폰으로, 아직 이 가격에 근접한 경쟁 제품은 없다”라고 했다.

모토로라는 1983년 세계 최초 휴대폰 ‘다이나택(DynaTAC)’을 처음 상용화한 회사라는 상징성 때문에 업계에서 ‘왕년의 챔피언’으로 불리었다. 신재식 모토로라코리아 사업총괄 대표는 “폴더블폰 시장서 부활의 신호탄이 나왔다”면서 “홈타운인 미국에서 모토로라가 옛 명성을 되찾고 있다”라고 했다.

심민관 기자(bluedrag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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