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AFPBBNews=뉴스1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18일 새벽(한국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발표한다. 이번 FOMC에서는 금리가 최소 0.25%포인트 인하될 것이 확실시된다. 그런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은 연준의 향후 통화정책 경로에 쏠려 있다. 미국 경제가 물가 안정과 고용 극대화라는 연준의 2가지 책무 사이에서 미묘한 균형을 요하는 변곡점에 서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 경제는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좀처럼 더 낮아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고용 리스크는 빠르게 높아지고 있어 정책 대응이 쉽지 않은 상황에 처했다. 지난 8월 소비자 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2.9% 올랐다. 인플레이션이 크게 반등하고 있지는 않지만 연준의 목표치인 2%는 여전히 큰 폭으로 웃돌고 있다.
반면 노동시장은 뚜렷한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8월 비농업 부문의 신규 고용은 2만2000명으로 시장 예상치(7만5000명)의 30%에 불과했다. 게다가 미국 노동부는 올해 3월까지 1년간 비농업 부문의 고용 증가폭을 당초 발표보다 91만1000명 줄여 수정 발표했다.
이 같은 고용지표의 급격한 악화로 인해 이번 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후임으로도 거론되는 블랙록의 글로벌 채권 담당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릭 리더는 이번 FOMC에서 금리가 0.5%포인트 인하되는 빅컷(Big Cut) 가능성을 50%로 보고 있다. 이는 시카고 상품거래소(CME) 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4% 남짓의 빅컷 전망을 크게 상회하는 것이다.
그는 "노동시장에서 목격되는 모든 것이 (연준이) 가파르게 둔화하고 있는 노동시장 움직임에 뒤쳐질 위험이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고용 부진으로 인한 경기 하강에 대처하려면 더 과감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시각은 최근 채권시장에도 반영됐다. 미국 2년물-10년물 국채수익률의 스프레드(격차) 추이를 보여주는 수익률 곡선은 올들어 상승세를 나타내다 최근 들어 평평해지고 있다. 이는 2년물-10년물 국채수익률 스프레드가 이달 초 0.61%포인트에서 최근 0.50%포인트로 축소된 결과다. 장단기 국채수익률 스프레드의 축소는 경기 둔화 신호로 여겨진다.
올들어 장기물 수익률이 단기물에 비해 빠르게 올라가며 수익률 곡선이 상승했던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감세 정책으로 인한 재정적자 확대와 관세 정책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상승 전망이 원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투자자들이 노동시장 약화에 주목하면서 장기물 수익률이 단기물에 비해 낮아지고 있다. 경기 둔화로 인해 연준이 앞으로 금리를 빠르게 인하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된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간과할 수 없다는 반론도 있다. DWS의 아메리카 담당 CIO인 데이비드 비앙코는 연준이 현 상태에서 과감하게 금리 인하에 나섰다가 "인플레이션이 가속화하거나 높은 수준에서 고착화된다면 이는 장기적으로 완만한 경기 침체보다 미국 경제에 훨씬 더 큰 해악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노동시장 급랭 조짐에도 현재 인플레이션 수준을 고려할 때 연준은 점진적이고 신중한 금리 인하 경로를 택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연준이 이번 FOMC에서 직면한 딜레마는 분명하다. 경기 하강을 막기 위해 공격적인 금리 인하 경로를 따를 것인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경계하면서 금리 인하 속도를 조절할 것인가. 너무 과감하면 물가를 자극할 수 있고 너무 신중하면 경기가 연착륙 궤도에서 벗어나 침체에 빠질 수 있다.
파월 의장이 내년 5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연준 역사에 어떤 리더십으로 기록되느냐가 이번 FOMC 결정에 상당 부분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금리 인하 압박에도 올들어 단 한 번도 금리를 내리지 않고 버텼던 그가 이번 FOMC 후 기자회견에서 어떤 정책 기조를 밝힐지 주목된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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