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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고용 시장 위축…미국 직장인 절반이 ‘현 직장 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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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고용 시장 위축…미국 직장인 절반이 ‘현 직장 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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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정규직 근로자 절반 가까이(45%)가 현재 직장을 떠나기에는 위험하다고 느끼며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이력서 플랫폼 리줌빌더(Resume Builder)의 신규 조사 결과다.


이른바 ‘직장 고수(job hugging)’ 그룹 중 95%는 고용 시장에 대한 우려가 현 직장 유지 이유라고 답했다. 2025년 8월, 리줌빌더는 2,221명의 미국 정규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으며, 응답자 중 48%는 노동 시장이 좋지 않다, 19%는 형편없다고 평가했다. 34%는 그저 그렇다고 답했고, 1% 미만만이 좋다고 느꼈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의 최근 보고서 분석에서도 기술 인력 채용 둔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BLS는 기업이 여전히 채용을 진행하고 있지만, 불확실성 속에서 핵심 영역 중심의 선별적 채용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인재 파견 기업 맨파워그룹(ManpowerGroup)의 북미 지역 대표 거 도일은 “지난 몇 달간의 ‘지켜보자’ 전략은 선택적 성장 기조로 전환됐다. 필요한 곳에만 투자하고, 나머지는 보류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동 시장은 확실히 식고 있다. 일자리 수 감소, 임금 상승 둔화, 구직 기간 연장이 그 신호”라며 “2025년 초반의 채용 모멘텀은 불확실성에 눌려 약화됐다”라고 분석했다.


2025년 8월, 산업 전반에서 기술 관련 신규 일자리 24만 7,000개가 생겼지만, 기술 분야 전문 기업은 2,311개 직무를 감축했다. 비영리 무역 협회 컴티아(CompTIA)에 따르면 기술 실업률은 7월 2.9%에서 3%로 소폭 상승했고, 핵심 기술 직무 종사자 수는 690만 명으로 집계됐다.


다만 BLS 데이터의 신뢰성에도 의문이 제기됐다. BLS는 최근 실업률 통계를 대폭 하향 조정했으며, 2024년 3월까지의 1년간 고용 수치를 91만 1,000건 과다 집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2000년 이후 최대 예비 수정 수치다.


IT 컨설팅 기업 잔코 어소시에이츠(Janco Associates)의 CEO 빅터 자눌레이티스는 “이 정도 수준의 수정은 어느 기관에서도 용납될 수 없다”며 “데이터 수집 부실, 인프라 부족, 무능, 정치적 개입 외엔 설명이 어렵다”라고 비판했다.


생성형 AI에 대한 두려움도 ‘직장 고수’ 현상 부추겨

리줌빌더 조사에 따르면, 생성형 AI도 직원들이 자리를 지키는 중요한 이유로 작용했다. 직장 고수자 77%는 생성형 AI가 향후 구직을 어렵게 만들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냈고, 그중 30%는 매우 우려, 47%는 다소 우려한다고 답했다.


리줌빌더의 수석 커리어 고문 스테이시 핼러는 “채용 시장 위축, 경제 불확실성, 관세 충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이직을 주저하게 만든다”며 “여기에 생성형 AI로 인한 일자리 대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온라인 채용 플랫폼 인디드(Indeed)의 자체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2%는 생성형 AI 도입으로 기술 인력이 재배치됐다고 답했으며, 현재 구직 중인 비율은 17%로, 전년 대비 17%포인트 하락했다.



인디드 조사 주요 결과


• 26%는 생성형 AI로 인해 기술 인력이 해고 또는 권고사직 당했다고 응답


• 33%는 생성형 AI 관련 교육이 충분하지 않다고 느낌
• 35%는 생성형 AI가 자신의 직무를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 표명 (Z세대의 경우 38%)
• 28%는 생성형 AI로 인해 직무 스트레스가 증가할 것이라 전망


인디드의 이코노미스트 앨리슨 슈리바스타바는 “노동 시장이 침체되며 전반적인 채용은 정체 상태다. 이직률은 새 일자리에 대한 근로자들의 자신감 지표인데, 수개월간 정체돼 있다. 기업은 현재 인력을 유지하면서도 신규 채용은 꺼리는 분위기고, 직원들 역시 이 흐름을 읽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슈리바스타바는 이어 “생성형 AI의 직접적 영향을 단정하긴 어렵지만, 코딩 직무는 감소하는 반면, 고급 기술 및 생성형 AI 혁신 관련 인재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라며 “자신감 저하가 시장 전체의 둔화를 야기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다른 산업 전반에선 생성형 AI의 실질적 영향은 제한적이며, 교체 우려는 현실이지만 이직률은 챗GPT 이전부터 하락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보건 분야 외 대부분 산업에서 고용 증가세는 미미하며, 직원들이 이직을 원해도 이동할 기회가 줄어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샌디에이고 내셔널대학교의 인력 및 커뮤니티 교육 담당 부총재 크리스 그레이엄도 생성형 AI가 일자리를 없애기보단 바꾸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일부 직무는 사라질 수 있지만, 많은 직무는 진화하거나 새롭게 생겨날 것이다. 성공 여부는 생성형 AI 도입 방식과 근로자의 역량 강화 노력에 달려 있다”라고 말했다.


그레이엄은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 직원들은 직업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중시하며, ‘지금 괜찮은데 굳이 바꿀 이유가 있을까’라고 스스로 묻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또 그레이엄은 “직장 고수 현상은 노동 시장의 경력 이동성을 낮추고, 기업으로 하여금 사내 인재 육성과 유지 전략에 집중하도록 만든다”라고 설명했다. 직원 유지율이 높아지면서, 기업은 역량 강화와 직원 몰입도 향상에 투자하는 것이 더 큰 가치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조건만 개선된다면” 직원은 이직에 관심

핼러에 따르면, 여건만 나아진다면 많은 직원이 더 나은 기회를 모색할 의향이 있다. 조사 응답자의 84%는 더 나은 급여, 60%는 더 나은 복지, 57%는 성장 기회를 원한다고 답했다. 또한 47%는 원격 또는 유연 근무, 38%는 더 나은 경영진, 23%는 개선된 기업 문화를 원했다.


그러나 핼러는 “현 상황에선 안정성이 더 높은 급여, 더 좋은 복지, 장기 성장보다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많은 직원에게 지금은 기회를 추구하기보단 현재 직장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 됐다”라는 것이다.


이와 같은 신중한 태도에도 불구하고, 절반 이상의 직원이 여전히 구인 게시판을 살피거나 일부는 입사 지원·면접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이직을 고려할 준비가 된 시점은 최소 1년 이상 후라는 응답이 많았다.


임원급 인재 채용 전문 글로벌 기업 콘페리(Korn Ferry)도 ‘직장 고수’ 현상이 우려스러울 만큼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글힐 유지 지수(Eagle Hill Retention Index)에 따르면, 대다수 직원은 향후 6개월간 현 직장을 유지할 계획이며, 노동 시장을 매우 위험한 환경으로 인식하고 있다. 해당 지수의 기준이 되는 외부 기회 인식도는 2023년 지수 도입 이래 최저치다.


콘페리의 수석 파트너 맷 본은 “회사가 오히려 직원들이 ‘적당한 시점에 도약할 플랫폼’으로 전락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다만, 직원 유지 현상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콘페리의 수석 파트너 탐 맥멀런은 “임금 인상 압력 감소와 이직률 하락은 채용·교육 비용 절감 효과로 이어진다”라고 설명했다.


맥멀런은 “장기 근속 인력을 유지하며 기업 내에서 역량을 키워가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일”이라며, “기업 내부 인재 육성에 대한 투자 여력이 높아진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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