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3대 특검법 개정안 등에 합의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반발로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1일 합의를 파기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이 12일 ‘민생경제협의체’ 구성을 위한 여야 협의를 더불어민주당에 제안했다. 민주당이 3대 특검법 개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 합의를 파기한 지 하루만이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열린 ‘이재명 정부 100일 국정파탄 실정 토론회’에서 “특검법과 정부조직법 합의를 번복한 것과 관계없이 여야 민생경제협의체에 합의된 사항을 준수하기 바란다”며 “다음 주 빠른 시간 내에, 가급적 화요일(16일) 이전에 여야 민생경제협의체 첫 회의를 하자고 다시 한 번 제안한다”고 말했다. ‘노상원 수첩’과 관련한 국회 본회의장 발언으로 여권의 표적이 된 상황을 벗어나면서, 국민의힘은 강성 지지층 여론에 휘둘려 합의를 파기하는 민주당과는 다른 정당이라는 점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국민의힘의 제안에 민주당은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문진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저희도 원내 지도부 중심으로 (협의 준비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지난 7일 고위 당정협의회 결론대로 정부조직 개편을 추진하려면 야당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금융감독위원회 설치법안을 논의해야 하는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맡고 있어 작심하고 법안 처리를 늦추면 일정 지연이 불가피하다. 민주당이 법안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해 상임위를 우회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런 경우엔 처리에 수개월이 걸린다.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 금융감독위원회 개편을 내년 1월2일부터 시행한다는 계획에 차질이 생기는 셈이다.
여야 협의가 재개되더라도 순항 여부는 장담하기 어렵다. 국민의힘 안에선 민주당이 처리를 벼르는 내란특별재판부 설치 법안이 관건이라고 말한다. 국민의힘 원내관계자는 한겨레에 “만약 민주당이 내란특별재판부 설치 법안을 오는 25일 본회의에 올려 강행 처리한다면 우리 당은 모든 것을 쏟아부어 막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연 ‘정치보복 불법특검 규탄대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어제(11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내란특별재판부가 어떤 점이 위헌인지 잘 모르겠다고 했는데, 그게 진심이라면 더 협치는 없다”고 했다.
민주당은 검찰청 폐지, 공수처·중대범죄수사청 신설 등의 내용이 담긴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오는 25일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이나, 내란특별재판부 설치 등의 내용이 담긴 내란특별법은 처리 시점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일단은 내란특별재판부 카드로 내란 재판의 신속한 진행을 사법부를 압박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지만, 이 대통령이 전날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국민 의지가 중요하다”고 밝힌 만큼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김채운 기자 cw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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