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지우기' 연작으로 유명한 최병소 화백이 11일 별세했다. 사진은 지난 2020년 대구 작업실에서 만난 화백.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
볼펜과 연필로 신문지에 계속 선을 긋는 ‘검은 그림’으로 잘 알려진 최병소(82) 화백이 11일 별세했다.
중앙대 서양화과와 계명대 미술대학원을 졸업한 뒤 1970년대 후반 대구 현대미술운동의 주역으로 활동했다. 신문과 잡지를 볼펜이나 연필로 반복해 긋고 덮는 ‘지우기’ 행위를 통해 독창적 조형 언어를 개척했다. 수행하듯 긋고 또 그어서 지면이 불탄 숯처럼 보이는 ‘신문 지우기’ 연작이다. 생전 본지 인터뷰에서 그는 “신문에 인쇄된 모든 것을 볼펜과 연필로 지우는 게 내 작업의 전부”라며 “문자와 이미지를 없애 문명 이전으로 돌아가는 태도라 해석해도 좋다”고 말했다.
지난 2020년 대구 작업실에서 만난 최병소 화가. 볼펜으로 긋고 또 그어 너덜너덜해진 신문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
2010년 이인성 미술상을 받았다. 지난 4~6월 서울 성북동 우손갤러리 서울에서 열린 전시가 마지막 개인전이 됐다. 빈소는 대구 영남대학교의료원 장례식장. 유족은 부인 류향하씨와 1남2녀가 있다. 발인 13일 오전 9시30분, (053)620-4670
[허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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