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케데헌 핀버튼 달고 대통령 내려다 본 100일 기자회견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 '회복을 위한 100일, 미래를 위한 성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9.11. bjko@newsis.com /사진= |
"제가 이번에도 속도조절에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한 거 같습니다."
11일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가 시작된 지 약 2시간이 지날 때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의 나지막한 목소리에 이 대통령이 웃음을 터뜨렸다.
당초 이날 회견은 90분 간으로 예정됐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자진해 추가 질문을 받으면서 결국 150분이 지나서야 끝났다. 지난 취임 30일 기자회견(120분)보다 더 길었다. 질문 갯수는 당시 15개에서 22개로 늘었다.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회복을 위한 100일, 미래를 위한 성장'이라는 슬로건 아래 열린 기자회견은 오전 10시부터 생중계됐다. '나은 경제, 더 자주 소통, 더 큰 통합'를 주제로 한 이날 회견에는 내외신을 합쳐 총 152명의 기자들이 참석했다. 독립언론 2곳도 영상으로 질문을 던졌다.
이날도 지난 회견과 마찬가지로 △민생·경제 △정치·외교·안보 △사회·문화 등 총 세 분야로 나뉘어 진행됐다. 지난 회견은 사전에 질문을 전혀 받지 않는, 그야말로 '각본 없는' 기자회견이란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시도가 신선했지만 비슷한 종류의 질문들이 반복된다는 지적들이 나왔다. 이에 대통령실은 진행 방식을 보완했다. 우선 기자단을 통해 사전에 필수 질문을 몇 개 받아 질문을 가린 다음 이 대통령이 질문을 선택해 답하도록 했고 명함 추첨과 질문자 지명 방식도 적절히 섞였다.
지난 회견과 달라진 점은 또 있었다. 당시 이 대통령은 국민들과 눈높이를 맞춘다는 의미에서 따로 자신의 발언대의 단상을 높이지 않았는데, 회견 참석 인원이 많아 뒷줄에 앉은 기자들이 이 대통령을 잘 볼 수 없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따라 이번엔 오히려 뒷줄 좌석의 단상을 높였다. 뒷줄의 기자들이 이 대통령을 내려다보는 구조다. 대통령과 가장 앞자리에 앉은 기자들의 거리는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약 1.5m에 불과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 '회복을 위한 100일, 미래를 위한 성장'에서 참석한 취재기자 가슴에 '케이팝 데몬 헌터스' 캐릭터 '더피'로 만든 핀버튼이 달려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9.11. bjko@newsis.com /사진= |
이날 회견에서 눈길을 끈 아이템도 있었다. 대통령실은 회견장에 들어서는 기자들에게 넷플릭스 인기 애니메이션 케이팝데몬헌터스(케데헌)의 캐릭터 '더피(Duffy)' 이미지가 새겨진 '핀버튼' 비표를 하나씩 나눠져 왼쪽 가슴에 달도록 했다. 대통령실 참모진들도 다른 색상의 케데헌 핀버튼을 달았다.
대통령실 한 관계자는 "K-컬처를 널리 알리고 또 문화산업을 키우려는 이재명정부의 의지를 담은 것"이라며 "저작권 문제도 해결하면서 제작해 배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상장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 상속세 공제 확대, 내란특별재판부 설치, 여야 협치, 확대재정, 부동산 정책, 미국 관세협상, 대북관계 등 다양한 주제들에 대해 답변했다.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 사회자가 "마지막 질문을 받겠다"고 해도 이 대통령이 "난 괜찮다. (질문을) 좀 더 받자"고 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 '회복을 위한 100일, 미래를 위한 성장'에서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9.11. bjko@newsis.com /사진= |
이 대통령은 회견 말미 "지난번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이 말을 너무 많이 해서 질문을 못했다고 한다"며 "저도 (기자회견을) 저의 입장을 말씀드릴 기회로 삼는 것이니 너무 고까워하지 마시길 바란다"며 웃어 보였다.
이 대통령은 또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취재했던 언론인들에게 감사의 뜻도 전했다. 이 대통령은 "언론인 여러분께 언제나 감사드린다"며 "전에 비행기를 타고 올 때 그 좁은 공간에 열 몇 시간씩 앉아 얼마나 고생했겠나. 미안하더라"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 백악관의) 프레스 개글(Press gaggle·약식 질의응답)에 여러분이 같이 있어서 엄청 힘이 됐다. 우리가 국가 이익을 같이 지켜낸다는 측면에서는 잠시의 차이는 접어두고 집안을 지키는 일은 같이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정상회담에서 여러분들이 딱 그런 모습을 보여주셔서 너무 감동했다. 우리는 한식구란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도 그런 생각을 계속 연장시켜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견을 마친뒤 경호 안내에 따라 회견장을 나서면서도 가급적 많은 기자들과 악수를 나누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이날 이 대통령이 착용한 넥타이는 흰색의 넥타이로 지난 8월 국민임명식때 착용한 것과 동일한 것이다.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 '회복을 위한 100일, 미래를 위한 성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9.11. bjko@newsis.com /사진= |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이원광 기자 demian@mt.co.kr 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 이승주 기자 gre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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