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거래의 논리 강조하는 '트럼프식 외교', 한국 정부에 도전 과제
(뉴욕 로이터=뉴스1) 류정민 특파원 = 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뉴욕 퀸스에 위치한 USTA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의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결승전에 앞서 미국 국가가 연주되자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2025.09.07.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미국 이민당국의 대규모 단속으로 300여명의 한국인이 체포·구금됐던 사태가 '자진출국'으로 일단락될 전망이다.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조현 외교부 장관이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회동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미 국무부 발표에서는 '구금 사태'에 대한 언급없이 '방위비 분담' 문제만 부각됐다.
외교가에선 트럼프 행정부 특유의 대외 전략이 재현된 것이라는 평가다. 이번 사태가 해소된 뒤에도 한국 정부에 대한 방위비 증액 압박 등에서 거래의 논리를 강조하는 '트럼프식 외교'가 도전 과제로 남을 전망이다.
11일 외교부에 따르면 조 장관과 루비오 장관은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약 20분간 회동했다. 조 장관은 이 자리에서 미국 조지아주에 구금된 우리 국민의 석방·귀국 등 신속한 해결을 요청했다.
조 장관은 향후 유사 사례 재발 방지를 위한 새로운 비자 카테고리 신설과 이를 위한 한미 외교당국 간 워킹그룹을 만들자고 제의했다. 루비오 장관은 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한국의 투자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으며, 한국이 원하는 대로 가능한 한 신속히 협의하고 조치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도 회동 직후 공식 논평을 내놨다. 하지만 논평에서 구금 사태는 빠지고 한미 동맹 발전과 경제·안보 협력 강화, 인도·태평양 지역 억지력 확대, 공정한 방위비 분담, 조선·제조업 협력 등 '동맹 현대화' 이슈만 강조됐다.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미국을 방문 중인 조현 외교부 장관이 22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美 마르코 루비오(Marco Rubio)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과 면담을 갖고, 이재명 대통령의 첫 방미를 위한 사전준비협의를 가졌다. (외교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8.2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미 행정부가 구금 사태와 비자 문제 해결의 대가로 대미 투자와 방위비 분담 등에서 더 큰 역할을 요구하는 압박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한국 입장에서는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구금자들을 자진출국 시켜주고 비자 문제도 해결해주라고 했으니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구실삼아) 우리의 대미투자 3500억달러 중 2000억달러의 소유권을 내놓으라고 할 수 있고,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하지 않은 동맹 현대화에 대한 (압박도)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거래의 논리에 따라 압박과 양보를 거듭하며 미국의 이익을 추구하는 트럼프식 외교는 향후 미국과의 관세협상이나 후속 실무 논의에서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교수는 "이번 사태가 끝이라 말할 수 없다"며 "동맹 현대화 부분이라든지 관세협상도 마무리된 게 아닌 만큼 그런 부분에서 넘어야 할 파고가 높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도 한국을 중요한 경제·안보 파트너로 인식하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번 사태 해결 과정에서 한국 측 요구를 일부 수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미국의 배려를 활용해 우리 정부가 실질적인 이익을 얻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민 교수는 "이번 사태는 미국 행정부가 본인들의 시스템 문제를 인식하고 하루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태도를 바꾸는 등 사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 바가 있다"며 "카운터파트를 만나려고 하면 바로 미국으로 가서 만날 수 있는 나라도 몇 없는 만큼 한국의 대우가 나쁜 건 전혀 아니라는 생각"이라고 했다.
[포크스턴=AP/뉴시스] 10일(현지 시간) 미국 조지아주 포크스턴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에서 버스가 이동하고 있다. 정부에 따르면 11일 정오 한국인 316명 등 총 330명이 전세기에 탑승해 귀국할 예정이다. |
한편 구금된 한국인 근로자 317명 중 현지에 남겠다고 밝힌 1명을 제외한 316명이 한국시간 12일 새벽 1시(현지시간 11일 낮 12시) 미국 애틀랜타에서 우리 전세기를 타고 귀국할 예정이며 서울에는 12일 오후 5시쯤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국민들이 지난 4일 미국 조지아주 포크스톤의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에 체포·구금된지 일주일만이다.
이번 구금사태 해결을 위해 우리 정부는 총력을 기울였다. 조 장관이 지난 8일 오후 미국 워싱턴 D.C.로 향한 데 이어 지난 9일에는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이 미국행 비행기에 올라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현장 대책반과 본부에서 파견한 신속대응팀 등의 실무 작업을 총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차관은 구금된 국민을 태운 전세기에 함께 탑승해 인천공항으로 돌아오는 일정까지 국민 귀환 절차를 챙길 예정으로 전해진다.
조성준 기자 develop6@mt.co.kr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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