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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들으라는 듯, 사법·방송·재정 ‘협치’ 제안

조선일보 김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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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들으라는 듯, 사법·방송·재정 ‘협치’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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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언석, 교섭단체 대표 연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 국회(정기회) 제2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 국회(정기회) 제2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전체 분량의 70% 가까이를 정부·여당 비판에 할애했다. 이재명 정부 첫 100일에 대해서도 ‘혼용무도(昏庸無道)’라고 평가했다.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로 인해 세상이 어지럽다는 의미다. 송 원내대표는 그러면서도 협치를 언급하며 더불어민주당에 사법 개혁, 방송 개혁, 재정 개혁을 논의할 국회 3대 특위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전날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야당과의 협치보다는 ‘내란 척결’을 강조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이 대통령 집권 이후 정국에 대해 “역류와 퇴행의 국정 운영을 목도했고, 쌓여가는 국민의 한탄과 원성을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폭정(暴政)’ ‘위험한 정치 세력’이라고 표현했다. 민주당에 대해서는 “전매특허인 ‘내란 정당’ 프레임으로 (국민의힘을 공격해) 일당 독재를 구축하려 한다”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53분간 연설했다. 전날 정청래 민주당 대표의 연설 시간과 거의 일치한다.

국민의힘 상징색인 붉은 넥타이를 매고 연단에 선 송 원내대표는 정부·여당을 비판하는 대목에선 민주당 의원석을 향해 손바닥을 내질렀다. 민주당 의원들은 연설 초반부터 “내란 정당” “(유튜버) 전한길 정당”이라고 외쳤다. 송 원내대표를 “당신”이라고 부르는 의원도 있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정부·여당이 추진 중인 ‘검찰 개혁’, 확장 재정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여야 또는 여야정이 참여하는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원점에서 논의하자고 했다. 검찰청을 폐지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을 신설하는 검찰 개혁 방안에 대해 송 원내대표는 “76년간 유지해온 대한민국 형사 사법 체계를 바꾸는 중대한 사안을 여야 합의도, 사회적 숙의도, 국민의 동의도 없이 속도전으로 몰아붙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 개혁을 논의할 국회 사법개혁특위 구성을 민주당에 제안했다.

기획재정부 차관 출신으로 예산 전문가인 송 원내대표는 내년도 예산안을 겨냥해선 “미래 세대를 약탈하는 재정 패륜”이라면서 강도 높게 비판했다. 송 원내대표는 “재정 파탄을 막아내기 위해 재정건전화법 제정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여야정 재정개혁 특위를 구성하자”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기업과 국민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후속, 보완 입법에 착수하겠다”고 하자 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그러니까 일하시라고요” “법안을 내세요”라고 항의했다. 그러자 송 원내대표는 “이미 발의했다”고 했다.

민주당 주도로 통과된 방송 3법에 대해 송 원내대표는 “폐지돼야 한다”고 했다. “공영 방송을 어용 방송으로 만드는 것은 정상적인 민주국가에선 상상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공영방송 개혁을 위한 공영방송 법제화 특위도 제안했다.


송 원내대표는 지난 8일 이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에서 합의한 ‘민생경제협의체’ 추진 의사를 밝히며 “남은 것은 실천”이라고 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협치할 준비가 돼 있고 정책적 대안도 갖고 있다. 어떤 선택을 하느냐는 집권 여당에 달려 있다”고 했다.

이날 연설에서 송 원내대표는 ‘이재명 대통령’(16회), ‘민주당’(12회)도 많이 언급했지만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기업’(17회)이었다. ‘협치’도 3회 언급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경제와 민생을 강조하면서, 협치를 말하지 않는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대비시키려 한 것 같다”고 해석했다.

이날 연설에서 송 원내대표는 12·3 계엄을 직접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다. 다만 “비상계엄과 내란은 동일한 게 아니다” “위험한 정치 세력에 국가 권력을 내준 우리 국민의힘 과오가 한탄스럽다”고 했다.


민주당은 “역대 최악의 정치 선동” “협치를 빌미 삼은 협박”이라고 비판했다. 정청래 대표는 “반공(反共) 웅변대회를 하는 건가. 너무 소리를 꽥꽥 질러 귀에서 피가 날 것 같다”며 “연설문 중 이재명 정부를 윤석열 정부로 치환하면 딱 어울리는 연설”이라고 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송 원내대표는 정부 성과를 퇴행으로, 개혁을 역류로 깎아내리기 바빴다”고 했다.

[김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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