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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與 검찰개혁안에 “경찰이 다 맡는건 괜찮나”

조선일보 박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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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與 검찰개혁안에 “경찰이 다 맡는건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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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세부안 이견 속 입장 밝혀
이재명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강경파가 주도해온 ‘검찰 개혁’에 대해 “경찰에 다 맡기는 건 괜찮으냐”며 “국가의 수사 체계를 바꾸는 일인데 시간을 충분히 갖고 논의해야 한다”는 뜻을 주변에 밝힌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검찰청 폐지로 수사 기능이 경찰에 쏠리게 되는 데 대한 우려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당정은 오는 25일 국회에서 검찰청 폐지 법안을 처리할 방침이지만 이 법에 대한 유예 기간을 1년간 두기로 하고 후속 조치를 논의키로 한 상태다.

이 대통령의 우려는 검찰개혁 후속 조치를 둘러싼 당·정·대(여당, 정부, 대통령실) 갈등설이 제기된 가운데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민주당 강경파를 향한 메시지 아니겠냐”며 “그동안 이 문제에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지만 이제는 신중하고 또 신중해야 한다는 게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했다.

당정은 공식적으로는 갈등설에 대해 “이견은 없다”며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큰 틀에서 검찰의 수사·기소를 분리하는 안에 뜻을 같이해도,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 사항에서는 서로 다른 주장을 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정 엇박자 기류는 지난 7일 고위 당정 협의에서 흘러나왔다. 정부 조직 개편안을 확정하는 비공개 회의에서 검찰 개혁 후속 조치의 주도권 문제를 두고 의견이 갈렸다고 한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국무총리실 산하에 두기로 한 ‘검찰 개혁 태스크포스(TF)’의 운용 방식에 대해 ‘정부 주도’를 강조한 반면, 정청래 민주당 당대표는 당의 적극적인 참여와 역할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당 관계자는 “민주당 강경파 의원들은 TF에 참여해 검찰이 수사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완전히 차단하겠다는 의지가 강력하다”고 했다. 하지만 법무부 등 정부 측은 “그동안 당 강경파 뜻대로 법안 처리를 밀어붙였다”며 “이제 집행 기관인 정부가 끌고 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검찰이 직접 수사를 못 하게 하는 대신 경찰 수사를 견제할 수 있는 ‘보완 수사권’ 등을 놓고도 이견이 나오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언론 인터뷰에서 “수사가 부족하거나 할 때 보완 수사를 하거나 적어도 보완 수사를 요구하는 권한 등에 대한 문제 제기에 대해선 충분히 생각해 볼 만하다고 본다”고 했다. 법무부도 같은 입장이다. 하지만 민주당 강경파는 검사가 보완 수사권을 악용해 직접 수사에 활용할 수 있다며 허용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여권 관계자는 “신설되는 공소청, 중수청의 예산, 인사를 누가 쥐느냐 같은 디테일한 부분에서도 당정 간 의견이 갈린다”고 했다.

이 같은 당정 갈등은 예고된 것이란 말도 나왔다.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의 뜻이 도대체 뭔지 알 수가 없으니 강경파와 강성 지지층에 끌려가는 것 아니냐”고 했다. 실제 이 대통령은 그동안 주요 쟁점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지 않았다. ‘졸속 우려’ ‘공론화’ 등만 언급했다. 하지만 검찰 개혁 방향에 대한 여권 내 이견이 갈등으로 커질 조짐을 보이자 대통령이 직접 수습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11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답할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검찰의 수사·기소 분리 외에는 정해진 정답이 없으니 신중하게 들여다보고 진행하라는 입장”이라며 “경찰에 수사권을 몰아줘도 되는지, 검사에게 보완 수사권을 안 주면 어떤 일이 생기게 될지 1년 동안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하면서 부작용이 없게 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박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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