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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150조 국민성장펀드, ‘관제 흑역사’ 깨고 기술강국 이끌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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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150조 국민성장펀드, ‘관제 흑역사’ 깨고 기술강국 이끌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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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50조원 규모 국민성장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애초 100조원 규모로 추진했으나 50조원 증액했다. 향후 5년간 인공지능(AI)·반도체·바이오 등 10개 첨단산업 등에 투자한다. 국민성장펀드는 산업은행이 운영하는 첨단전략산업기금 75조원, 민간·국민·금융권 자금 75조원으로 구성된다. 위험을 먼저 부담하고 초기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정부 재정도 1조원 투입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10일 “우리 산업에 새롭게 활력을 불어넣고 국민·정부·경제계가 함께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드는 데 초석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성장의 기회와 과실을 골고루 나누기 위해 적극적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펀드의 성공을 좌우하는 것은 결국 수익성이다. 투자자들에게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수익 구조를 정교하게 설계해야 용두사미로 전락한 역대 ‘관제 펀드’의 전철을 피할 수 있다. 이명박 정부의 녹색금융펀드, 박근혜 정부의 통일펀드, 문재인 정부의 뉴딜펀드 등 과거 정부마다 대규모 정책펀드를 조성했다. 시중 유동성을 부동산 투기에서 생산적 분야로 돌리고, 성장과 분배의 경제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목표도 같았다. 정권 초기엔 성과를 거두는 듯했지만, 중후반으로 갈수록 자금이 이탈하고 수익률도 떨어지면서 결국 흐지부지됐다.

정부는 이날 잠재성장률 3% 실현을 목표로 20개 민관 합동 추진단을 이달 중 구성해 ‘초혁신경제 15대 선도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하겠다는 청사진도 발표했다. 국가전략첨단소재·부품, 기후·에너지·미래대응, K식품 등 15개 분야에 재정·세제·금융·규제 패키지 지원을 집중해 이재명 정부 임기 안에 구체적인 성과를 내겠다고 했다. 시장 반응은 일단 호의적이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등 호재가 겹치면서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54.48포인트(1.67%) 오른 3314.53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제와 민생이 최악이다. 올해 두 차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집행에도 성장률은 0%대 바닥을 기고 있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폭탄’을 피하고자 기업들의 대미 직접 투자가 늘면서 국내 제조업 위축과 일자리 감소가 우려된다. 일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은 30대 ‘쉬었음’ 인구가 32만명을 넘었다. 아무쪼록 국민성장펀드가 경제 회복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한국이 미래 첨단기술 강국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마포 프론트원빌딩에서 열린 국민성장펀드 국민보고대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마포 프론트원빌딩에서 열린 국민성장펀드 국민보고대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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